스페인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은행과 독일 최대인 도이체방크 미국 지점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는 테스트에 통과하기는 했지만 자본계획을 다시 제출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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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그룹은 이번에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했다. 지난해 불합격 판정을 받은 시티그룹은 올해도 통과하지 못할 경우 마이클 코뱃 최고경영자(CEO)가 퇴출될 위기에 처할 수 있었다.
연준은 11일 31개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이들 은행 두 곳이 탈락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들 은행들이 손실을 모형화하고, 위험을 확인하는 역량 등에 '질적인 결함'이 있다고 판단했다.
도이체방크는 제출한 자본계획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는데 부족할 수 있다는 경고에도 자본계획을 다시 제출하지 않았고, 산탄데르는 다시 제출했는데도 탈락했다. 특히 산탄데르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두 은행은 내년 계획했던 배당이나 자사주 취득이 어렵게 됐지만, 산탄데르는 지난해에도 연준 스트레스테스트에서 탈락했는데도 미국 사업부 주주배당을 늘린 바 있어 연준의 해외 은행에 대한 감독 역할은 한계가 있다.
이들을 제외한 29개 은행의 자본계획을 승인했지만, 지난주 발표한 1차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BoA는 2차에서 경고를 받았다.
연준은 BoA에 대해서는 조건부 합격 판정을 내리고 오는 9월 30일까지 자본 계획을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연준은 "BoA가 경기 침체에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인지를 예측하는데 '결함'을 갖고 있었으며 내부통제 부문에서도 '약점'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월스트리트를 대표하는 3대 주요 은행들은 지난주 발표된 1차 테스트 결과에서는 하위권에 포진했으나 배당급 지급과 자사주 매입 계획을 축소함으로써 2차 테스트를 통과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모건스탠리에 대해서도 자본계획을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연준은 "이 은행들이 자본계획을 재제출하지 않으면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자본계획 재제출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연준이 앞서 지난 5일 발표한 1차 테스트는 대형은행들이 증시와 부동산시장 붕괴, 실업률 급등, 경기침체 등 어려운 경제상황을 견딜 충분한 자본이 있는지 살핀 것으로 여기에서는 은행 전부 통과했다.
이날 나온 2차 테스트는 은행들이 역풍을 견디면서도 배당금 지급이나 자사주 매입 등을 실시할 수 있는지 진단하는 것이었다.
연준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부터 실시하고 있는 스트레스 테스트는 금융 시장이 요동칠 경우 은행들이 극심한 손실에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지를 알아보는 것으로, 5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은행 모두가 대상이다.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들은 주주들에 대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계획을 유예하고 미국에서 올린 수익을 모기업으로 보내는 것이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