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Smartwatch)를 둘러싼 시계업계와 IT업계의 주도권 경쟁이 뜨겁다.
그동안 IT업체들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던 스마트워치에, 명품 시계업체인 태그호이어(TAG Heuer)가 도전장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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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위스 바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시계와 보석 액세서리 박람회, 베이스월드(Baselworld) 2015에서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계열의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TAG Heuer)는 인텔, 구글과 손잡고 스마트워치 출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하드웨어는 인텔이 맡고, 소프트웨어는 구글 안드로이드 웨어가 탑재된다. 태그호이어는 디자인과 마케팅 등을 담당해 스마트워치에 '명품' 이미지를 씌우는 역할을 한다.
구글 안드로이드 웨어 엔지니어링 임원 데이비드 싱글턴은 "이번 협업으로 럭셔리 시장에서 독특한 감성과 혁신을 갖춘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또한 이 박람회에서 구찌(GUCCI)는 유명 음악 프로듀서인 윌 아이엠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자사의 스마트워치인 '아이엠 플러스 앤 구찌 스마트밴드(i.am+ and Gucci smart band)'를 첫 공개했다. 모두가 스마트워치로 패션을 노리는 상황에서 아예 패션계가 움직인 단적인 사례다.
이 외에도 다수의 업체가 스마트폰과 연계된 손목시계를 발표했다. 스마트폰과 함께 이용하는 것을 전제하기보다는, 스타일리시하면서 오랜 시간 작동하는 것을 전제로 스마트 기능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워치가 시장에 나온 지 몇 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시계업체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할 뿐 뛰어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애플워치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애플은 애플워치를 최고 1만7000달러(약 1900만원)짜리 럭셔리 제품으로 내놓으면서 명품 전략을 구사하고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를 인용해 스위스 시계 업체 경영진의 44%가 스마트워치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계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은 노리고 있지만, 스마트워치의 붐이 애플이나 삼성전자 등 IT업체에서 시작된다면 시계 업계로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올해 애플워치 판매량이 1540만대 가량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스위스 시계 수출량 2860만대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수치다.
애플과 시계 업체가 명품 시계 시장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현재 스마트워치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대응에도 눈길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2013년 '기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6종류의 스마트워치를 출시했다. 다른 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늦어서 수월하게 1위에 올랐지만, 올해는 1위 자리를 두고 본격적인 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는 누구보다 많은 스마트워치 제품을 내놨다"라면서 "우리는 보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원형 디스플레이를 갖춘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