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 여성이 몸이 너무 안좋다고 찾아왔습니다. 작년부터 몸이 안 좋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이것저것 몸이 여러가지로 안 좋아서 구체적으로 뭐가 안좋다고 말도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왼쪽 등판이 아프고 소화도 잘 안되고 잠도 잘 안오고 몸에 뭐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뭐라고 지적하기가 힘들다고 했습니다. 내과에서 내시경도 해보고 이것 저것 약도 써 보았지만 별효과를 못봤다고 좀 어떻게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분이 무리한 집수리로 스트레스를 너무 받고, 남편과의 관계가 너무 안 좋아져 있는데다가, 마침 갱년기로 폐경성질염(Atrophic vaginitis)가 생겨서 너무 아프고 건조해서 간만에 화해를 하고 부부생활을 하려다가 너무 아파서 못하고, 그래서 오히려 부부 사이가 급변하게 나빠지고, 지금은 각방생활을 한다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이분은 애들 키우느라 정신 없이 지내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나이가 들어서 지금은 갱년기 때가 되었다는 것을 모르셨습니다. 45세에서 55세 사이에 생기는 이 갱년기는 평균 나이 51세에 폐경으로 나타납니다. 이분은 47세로 아직 폐경을 하지는 않았지만, 상담을 해보니 벌써 불면증과 우울증 그리고 불안한 마음, 밤에 땀으로 등판이 다 젖는 식은땀(night sweat), 갑자기 후끈 달아오르는 홍조같은 여러 가지 폐경증세로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더더구나 호르몬적으로 지금 많이 불안한 상태에 무리한 집수리로 경제적 부담이 생기고, 남편은 왜 멀쩡한 집을 때려 부수고 이 난리를 만드냐고 불만에 가득차 부부관계도 좋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극심한 갱년기 증세에 정신적인 불안함이 겹쳐서 온몸이 아픈 증세로 나타난 것입니다.

온몸이 아프고, 왼쪽 등판이 특히 더 아프고, 잠도 잘 안오고, 소화도 안 되고 하는 이분의 병을 고치는 방법은 한 가지 뿐입니다. 여성호르몬을 써서 갱년기 증세를 없애고 다시 젊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모든 증세들이 다 없어질 수 있습니다. 복용하는 여성호르몬으로 몸을 전체적으로 다시 새롭게 만들고, 여성호르몬 질크림으로 폐경성질염에서 해방되면 본인도 젊어져서 좋겠지만, 다시 남편과의 원만한 부부생활이 가능해집니다. 무리한 집수리로 틀어진 남편과의 사이가 좋아지면 저절로 모든 증세가 좋아질 것입니다. 특히 소화가 안되고 왼쪽 등판이 아픈 것은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이 몸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전환증후군(Conversion syndrome)인데, 남편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갱년기 증세가 완화 되면 저절로 나을 수가 있겠습니다. 이분의 이해 못할 여러 가지 병들은 따지고 보니 놀랍게도 산부인과 병이었습니다.

박해영 산부인과 원장 박해영(Peter H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