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孫正義·58, 일본명 손 마사요시) 대표이사 사장이 11일 구글 임원 출신을 사실상 후계자로 지명했다.

'60세 은퇴'에 대해 여러 차례 밝힌 이후 손 사장은 후계자 양성을 위해 설립한 소프트뱅크 자체 교육 프로그램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를 설립하고 직접 후계자 키우기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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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는 △ 정보혁명에 대한 의지가 강한 인물 △ 많은 사람들을 통솔할 수 있는 인물 △ 자랑스러운 경험 실적을 가진 인물을 자신의 후계자로 찾아왔었다.

손 사장이 이날 아로라를 가장 중요한 후계자 후보라고 언급했지만 여전히 후보군 가운데 한 명인 상태다.

손 사장은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글 최고사업책임자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니케시 아로라(47) 해외사업담당 부회장을 다음 달 19일 자로 소프트뱅크 대표이사 부사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날 소프트뱅크는 글로벌 기업으로 변혁하기 위해 지주회사로서의 입지를 명확하게 하고자 사명을 '소프트뱅크 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아로라는 지주회사 부사장으로 임명됐고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겸한다. 부사장임에도 여운직함은 '프레지던트'(사장)로 결정했다.

손 사장은 니케시 부회장이 창업 후 자신 외에 영어로 '프레지던트'(president)에 해당하는 직함을 처음 달게 됐다고 설명하고서 "나보다 10살 젊고 능력과 인격도 나보다 뛰어나다. 나의 후계자 후보로 가장 중요한 인재"라며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나를 뛰어넘는 인맥을 가진 인물"이라고 높게 평가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전했다.
 
인도 출신인 니케시 부회장은 2004년 구글에 들어가 시장 조사 및 영업 등을 담당했고 2011년에는 최고사업책임자 겸 수석부사장을 맡았다. 구글에서 구글 최대 수입원인 검색 광고 판매를 관리했던 그는 지난해 가을 부회장으로 소프트뱅크에 영입됐다. 캘리포니아 주 샌카를로스에 위치한 소프트뱅크 투자 부문 책임자로 소트프뱅크에 합류했다.
 
그는 소프트뱅크에 합류한 지 불과 9개월 가량 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 달 중 절반 이상을 손 사장과 만나 업무를 협의할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다. 아로라는 잠재적 투자 대상을 선택하고 손 CEO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식으로 하루에 두 번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케시 부회장은 영입 전 인도에서 휴가를 즐기다 인도에 투자하고 싶다는 손정의의 전화를 받고 이를 수락하면서 소프트뱅크와 인연을 맺었고, 그가 이끄는 투자 사업부 '소프트뱅크 인터넷 앤 미디어'는 6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아시아에 있는 6개 인터넷 회사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절반이 인도에 집중됐다.

그러나 교도통신은 손 사장이 "물론 나는 은퇴할 생각이 없다. 지금까지처럼 제1선에서 경영을 계속하겠다"며 당분간은 직접 회사를 이끌겠다는 생각을 명확히 했다고 보도했다. '넘버2' 자리는 아로라에게 주지만,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 계속 자신이 맡겠다는 것.

그는 "그간은 일본의 소프트뱅크로서 일본에 발을 딛고 해외에도 투자를 했다. 이제 소프트뱅크는 해외가 중심이 된다. 해외에서 세계의 제1선에서 활약하는 국제 인재를 소프트뱅크의 중추에 영입해 사업을 전개하고 싶다"며 이른바 '국제화 제2단계'에 진입하겠다는 구상을 함께 밝혔다.

또 "일본인에게 영어을 가르쳐서 해외에서 뻗어나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활약하는 인재를 중심에 자리잡게 해 뻗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사실상 손정의의 후계자로 지목된 니케시 부회장은 "나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잘 알고 있다. 제2의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발견해 아시아로 가지고 가겠다. 손 사장이 그간 취미처럼 해온 투자를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2015회계연도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순이익이 전년도보다 28.5% 늘어난 6,683억 엔(약 6조867억원)을 기록해 5년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9% 하락한 9,827억엔(82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자체 전망치(9,000억엔)과 시장 전망치(9,808억7000만엔)를 모두 웃돌았다. 매출은 30% 늘어난 8조 6,702억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