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한 성당이 성탄절을 앞두고 성당 내에 설치한 구유에 아기 예수의 탄생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갓난 아기가 버려졌다고 미국 주요 언론들이 최근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 퀸즈의 리츠먼드 힐에 있는 홀리 차일드 지저스 처치(Holy Child Jesus Church) 성당 안에 설치된 구유 속에서 지난 23일 오후 갓 태어난 남아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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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데일리 뉴스는 "만삭의 신생아는 보라색 수건에 감긴 채 성탄절 아침 아기 예수가 발견됐던 구유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또 "자메이카 병원에서 아기에 대한 건강진단서가 발급된 것을 확인했고, 아이는 24일 뉴욕시의 아동서비스국(Administration of Children's Services)에 넘겨졌으며, 경찰은 신생아를 버린 엄마를 추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병원은 성당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의 단상에는 성탄절을 앞두고 예수 탄생의 상황을 그리는 모형들이 설치되고 있었다.
교회 관리인은 이날 구유를 설치해놓고 난 후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와보니 그 속에서 아기가 울고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아기 예수'라는 별칭이 붙은 이 신생아는 태어난 지 4∼5시간 밖에 되지 않았으며 탯줄도 여전히 붙어 있는 상태였으나, 건강했다고 병원 관계자들이 말했다.
교회에 설치된 카메라에는 한 여성이 아기를 수건에 싸서 교회로 들어왔다가 빈 손으로 나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또 인근 가게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서 한 여성이 23일 아기를 싸는 데 이용됐던 동일한 수건을 구입하는 모습도 잡혔다.
뉴욕에서는 부모가 원하지 않는 생후 30일 이하의 신생아를 병원, 소방서, 교회 등지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지 않고 버리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지만, 이 경우라도 부모는 아이가 있는 곳을 제3자에게 알리거나, 제3자에게 아이를 넘겨야 한다.
경찰은 이번 사안은 이 두가지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아기를 구유에 둔 여성은 잡혔지만, 뉴욕 검찰측은 법에 따라 이 여성을 기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여성은 조사에서 교회가 아기를 두기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이며 피해 없이 발견될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아기를 둘 장소로 구유를 택한 것에 "교회에서 가장 따뜻한 장소였다"고 말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생각하면서 아이를 구유에 둔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