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무슬림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타시핀 말리크(27)가 원래는 '모던 걸'이었지만 대학 진학 후 이슬람교에 심취하면서 과격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말리크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확인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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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말리크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 등 이슬람 테레 단체와 연계 없이 자생적으로 이슬람에 심취하면서 과격화됐고, 이후 스스로 테러 단체들을 추종하면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결국 테러를 감행하기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현재의 상황으로 봤을 때는, 평범한 무슬림이었던 남편 사이드 파룻(28)도 아내인 말리크의 영향으로 인해 과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이슬람 교리가 가지고 있는, 구체적으로 경전인 '쿠란'과 이슬람 최고 선지자인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앞으로 평범한 무슬림들 가운데서도 이슬람 신앙에 심취해 결국에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이른바 '외로운 늑대'로 변모하는 상황이 속출할 수 있다는 것을 우려를 주고 있다.
이슬람 교리는 일반적인, 온건한, 평범한 무슬림을, 더 나아가 현대적인(세속화된) 무슬림까지도, 심지어 여성까지도 과격화시킬 수 있고 테러리스트로 만들고도 남는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앞서 CNN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수사당국이 범행을 저지른 파룩의 부인인 말리크가 IS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서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CNN은 말리크가 가명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같은 충성서약을 했다고 전했다.
말리크가 범행 당일인 2일에도 테러 단체를 찬양하는 글을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남편과 함께 테러를 직접 감행하기에까지 이르렀다.
5일 LA타임스에 따르면, 말리크의 고향인 파키스탄의 카로르 랄 에산에 사는 가족 구성원들은 말리크가 이슬람교에 심취하면서 과격화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말리크의 고모인 하프자 바툴은 BBC 특파원에게 "말리크는 정말 현대적이었다. (말리크가 테러를 저질렀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말리크의 가족 중 한 사람은 "말리크가 대학에 들어간 지 2년쯤 지났을 때부터 종교에 심취하기 시작했다"며 그녀가 종교 활동에 참여하면서 가족, 지역 여성들에게 좋은 무슬림이 되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말다.
말리크의 가족은 우르두어와 '사라이키'라는 펀잡 방언을 쓰는데, 말리크는 해외의 테러 단체와 온라인으로 연락을 주고 받기 위해 아랍어까지 직접 배운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말리크는 밤에 인터넷을 통해서 아랍어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 가족들은 아랍어를 모르기 때문에 말리크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말리크는 파키스탄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가족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주했다.
그러나 이주 후에도 친척들을 만나기 위해 파키스탄 펀자브주에 자주 방문했고, 대학도 이곳에서 다녔다.
말리크는 펀자부주 남부의 물탄에 있는 바하우딘 자카리야 대학에서 2007∼2012년 약학을 공부했는데, 학위를 마친 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다시 돌아갔다.
말리크를 가르쳤던 이 대학의 니사르 후사인 교수는 말리크가 종교적이기는 했지만 극단주의자는 아니었고 회고했다.
또 말리크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수업 시간에 아무런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는 순종적인 학생이었고, 수석을 차지하기도 하는 등 공부도 매우 잘 했다고 말했다.
말리크는 이름 있는 가문의 출신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말리크는 파키스탄의 라야주의 카로르 랄 에산에 있는 교육을 잘 받고 정치적으로도 영향력이 있는 집안 출신으로, 특히 아버지의 사촌 중 한 명인 말리크 아흐마드 알리 아울라크는 지방정부 장관을 지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울라크 집안은 과격주의 이슬람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