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람과의 연대를 표시하기 위해 대강절 기간 동안 히잡(얼굴만 남기고 머리카락을 감싸는 스카프)을 두르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는 휘튼대학 교수가 지난 13일 교회 주일예배에도 히잡을 두르고 참석했다.

이 교수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강절 기간 동안 히잡을 두르겠다면서 일터에서도, 여가시간에도, 여행 및 이동 중에도 히잡을 두를 것이며, 심지어 교회에서도 히잡을 두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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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당시 글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은 같은 하나님을 섬긴다"고도 했었다.

이로 인해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밝히고 있는 이 교수가 진짜로 기독교인이 맞냐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기독교 명문 사학인 휘튼대학의 정치과학 교수인 라리샤 호킨스(Larycia Hawkins) 교수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14일 미국 기독교 신문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올린 글이 많은 기독교인들에 의해 오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킨스 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내용들 중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은 같은 하나님을 섬긴다'는 진술로 가장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해 "그 생각에 대한 많은 반발이 있다"면서 "사람들은 내가 예수와 무함마드를 융합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이 나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일어나는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두 종교나 선지자 예수와 선지자 무함마드가 동질하다는 것이 아니다(호킨스 교수는 예수에 대해 그리스도가 아닌 선지자라는 표현을 썼다)"면서 "나는 그렇게 말한 것이 아닌데, 사람들은 그렇게 오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킨스 교수는 주일예배를 드린 후인 1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허핑턴포스트 기사와 함께 글을 올렸는데, 많은 중동 기독교인들은 수 세기 동안 하나님을 알라라는 이름으로 섬겨왔다고 말했다. 또 많은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이 섬기는 똑같은 하나님을 무슬림들도 섬기고 있다고 오랫 동안 믿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것은 수 세기 동안 셀 수 없는 기독교인들(초대교회 교부, 성자들, 일반적인 기독교인들)에 의해 유지되어 온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무슬림과 기독교인이 같은 하나님을 섬긴다는 주장에 대한 신학적 입장의 차이는 삼위일체, 동정녀 탄생, 부활 등에 대한 신학적 입장 차이와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로의 차이에 대해 평화롭게 반대하거나 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모든 것을 넘어서서 다양한 관점 속에서 하나됨을 추구하자"고 덧붙였다.

호킨스 교수는 자신의 지난 목요일 페이스북 글이 자신의 집이 있는 오클라호마주가 샤리아법(이슬람법)을 금지하려는 시도를 비난하려는 의도라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호킨스 교수는 글에서 샤리아 법에 반대하는 것을 비헌법적이고 이슬람 혐오적이라고 했었다.

호킨스 교수는 자신의 말이 샤리아법이 미국에서 금지되지 말아야 한다고 해석될 수 있지만, 어쨌든 샤리아법은 절대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둘러댔다.

호킨스 교수는 또 글에서 대강절에 히잡을 착용하는 비무슬림 여성이 자신만이 아니기를 희망한다면서 함께 이 운동에 동참하자고 했는데, 학생들과 친구들, 그리고 이전 학생의 한 어머니까지 10여명이 대강절 히잡 두르기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호킨스 교수는 "이것을 통해 내가 목적으로 했던 것은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을 통한 하나됨을 추구하는 것이었다"면서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나와 같은 방법을 취하는 선교사들도 있다. 중동에서 선교하는 나의 친구들도 히잡을 두르고 생활한다"고 주장했다.

또 히잡은 무슬림 여성들만 두르는 것이 아니며, 예수의 어머니도 히잡을 둘렀다고 말하기도 했다.

호킨스 교수는 페이스북 글을 올린 다음날인 11일 하루 종일 히잡을 두르고 생활했던 경험에 대해 말하면서 "히잡을 두른 여성들이 거의 없어서 소외감을 느꼈다"면서 "흑인 여성인 나는 가끔식 내가 혼자라는 것을 인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대강절 기간 동안 히잡을 두르겠다는 것과 관련해 자신의 믿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그저 "나는 그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 글에서 호킨스 교수는 사도 바울은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평화하라'(롬 12:18)고 했다면서, 여기에는 어쩌다 무슬림이 된 형제 자매들을 동료 인간이라 부른다는 이유로 나를 배도자로 여기는 이들도 포함되어 있다며 "나는 나를 구원하고 지키시고 붙드시고 나의 몸으로 정의를 행하게 하시는 그 사랑의 능력으로 당신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호킨스 교수는 주일인 13일에는 한 미국성공회의 주일예배에 참석했는데, 처음으로 히잡을 두르고 주일예배를 드렸다.

호킨스 교수는 "이 교회는 내가 자주 방문한 교회인데, 나를 따뜻하게 맞아줬다. 내가 거부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인사로 나를 반겨줬다"면서 "내가 교회를 방문한 무슬림이라며, 이제 막 히잡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목사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느지, 왜 히잡을 두르고 있는지에 대해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