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가톨릭 신문이 올해의 인물에 동성커플을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가톨릭 주간지인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National Catholic Reporter)'는 28일 동성커플인 그렉 버크(Greg Bourke)와 마이클 드리언(Michael DeLeon)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동성결혼의 유익에 대해 알렸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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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30년 이상 동성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지난 2004년에는 캐나다에서 결혼식도 올렸다. 현재 캔터키주 루이스빌에서 자녀 2명을 입양해서 키우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4년 나이아가라 폭포를 바라보면서 결혼식을 올렸지만, 이후 자신의 주에서도 동성결혼을 합법화시키기 위해 법정 투쟁을 벌인, 올해 6월 미국에서 연방대법원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는 결과가 나오게 한 소송의 원고들 중에도 있었다.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는 선정 이유에서 "버크와 드리언은 오늘날 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주요 도전에 대한 상징"이라면서 "이들은 우리가 앞으로 가상의 상황이 아닌 실제 현실에서 버크와 드리언(동성애자, 동성커플)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에 대해 방법을 찾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교회가 현재 주고 있는 해답들은 혼돈스러우며 평등하지 않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면서 "버크와 드리언을 비롯한 셀 수 없는 동성애자들과 트랜스젠더 가톨릭신자들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이 나오게 한) 오버게펠 대 호지스(Obergefell v. Hodges) 소송의 원고들 중 한 명으로 그들의 역사적인 역할과 동성애자 가톨릭 신자로써 그들의 신실한 공적 증거는 우리로 하여금 그들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게 했다"고도 했다.

이 신문은 성소수자(LGBT)에 대해 교회에 대해 보다 열린 자세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어제도 이들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면서 수용이 공포를 대체할 것이라는 희망을 표현하기도 했다.

또 "법이 바뀌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사람들과 사회의 변화는 서서히 이루어진다"고도 했다.

신문은 "이들은 보통 사람이며, 가톨릭 신부가 되기를 원한다"면서 "사람들이 동성결혼에 대해 더 알고, 마음과 생각이 변화되기를 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가톨릭 교회는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혼이라는 전통적 결혼적 관점을 지지하고 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러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교황은 전임 교황들보다 동성애와 성전환 문제에 대해 온건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버크는 올해의 인물 선정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보다 더한 만족을 주는 영예는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우리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우리가 오랜 가톨릭 신자이며, 이것이 우리의 존재의 중심이고 우리와 함께 해왔다는 것을 알 것"이라면서 이 영예를 놀라움과 충격과 겸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또 "이번 수상이 미국 가톨릭 교회에 약간의 동요와 충격을 줄 수 있겠지만, 우리는 이것이 더 필요하다고 믿는다"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했다.

버크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가톨릭 교회는 LGBT 가톨릭 신자들에 대해 수치와 배제의 분위기를 만들어왔다"면서 자신과 드리언은 신문의 올해의 인물 선정에 매우 놀랐고 깊이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신문의 결정은 가톨릭 교회의 성소수자들에 대한 정책과 수사(rethoric)을 바꾸는 데 있어서 중요한 진전"이라면서 "성소수자들은 다른 이들과 똑같은 존엄을 누리며 교회 안으로 포용되기를 원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가톨릭 교회는 큰 기회를 얻고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모두를 향한 평등과 푸용을 기초로 하는 하나님의 교회를 만들기 위해 나아가며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리언은 "따뜻하고 환대로 가득한 교회는 성소수자들이 교회 안에서 더 편하고 기쁘게 머물게 해준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