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인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총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의 한 무슬림 고위 관계자가 이슬람 수니파 단체 IS(이슬람국가)의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는 모든 이들을 살해하려 하고 있는 IS의 잔혹 테러 행위에 대해 비난하는 것을 단호하게 거절하고 있어 충격과 논란이 되고 있다.

Like Us on Facebook

ACLU 미시간 지부의 부대표인 라나 엘미르(Rana Elmir)는 지난 28일 미국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 기고글에서 온건한 미국 무슬림들은 IS, 보코하람, 알카에다를 비롯해 다른 과격주의 단체들이나 개인들이 알라의 이름으로 행하는 가증스러운 테러 행위에 대해 비난하지 않으며 비난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난할 경우, 무슬림들이 무슨 죄가 있는 것처럼 죄를 인정하는 것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엘미르는 이슬람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참수와 처형은 자신에게는 딴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며, 미국에서 거의 매 2주 마다 일어나고 있는 대량 살해 사건이 놀라울 정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백인들에 의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미르는 또 '이민배척주의자들의 수사(nativist rhetoric)'와 '미국 무슬림들을 겨냥한 정책(policies targeting American Muslims)'들을 질책했다.  

그러면서 미국 무슬림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가진 개개인들에 의해 자행되는 행위들에 대해서만 비난하고 개개인이 사과할 것을 요청했다. 이슬람이, 무슬림이 집단적으로, 전체적으로, 대표를 내세워 비난하지는 않겠다는 것.

엘미르는 무슬림들에게 테러 행위에 대해 비난하라고 하는 것은 지하드의 희생자가 되고 있는 무슬림들을 다시 한 번 희생자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IS에 의한 희생자의 90%는 무슬림들이라고 말했다.

엘미르는 "나는 단호하게 거절한다"면서 "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역사적 흑인교회를 공격한 딜란 루프의 공격, 콜로라도주의 가족계획연맹을 공격한 로버트 디어의 공격, 샌디훅 초등학교의 어린 학생들 20명을 살해한 살해자, 콜로라도주와 루이지애나주의 영화관람객들의 살육자에 대해 비난하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자신들의 미친 목적으로 이슬람을 잘못 전하고 왜곡하고 있는 정신병자들에 의해 저질러진 테러 행위를 비난함으로 왕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미르는 무슬림들은 알카에다가 살해한 무슬림이 비무슬림보다 8배 수준에 달하는 등 해외에서 이슬람 지하디스트들의 폭력에 의해 희생자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된 이슬람 혐오주의와 반 무슬림 증오 범죄에 의해 희생자가 되어 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9·11테러 이전보다 미국에서 일어난 반 무슬림 증오 범죄가 5배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엘미르는 "전 세계의 무슬림들은 위협이 아니라 오히려 위협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슬람 혐오주의자는 악성 질병이 혐오 발언과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미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엘미르는 "슬프게도 우리 무슬림들은 우리가 사과하면 반 무슬림 발언들이 끝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으로 우리 스스로를 억압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난하는 것은 우리의 죄를 인정하는 것이며, 테러가 우리 안에서 태어나는 것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를 범인 취급하고 있는 정책들을 속죄하고 용서함으로, 우리가 숨기는 것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독교 신학자인 토마스 윌리엄스(Thomas D. Williams) 교수는 브레이바트(Breitbart) 기고글에서 온건한 무슬림들이 IS가 자행하고 있는 행위들에 대해 비난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만약에 IS와 같은 과격한 기독교인들이 일어나 영토를 삼키고, 역사적인 기념물들을 파괴하고, 비기독교인들을 처형하고, 비기독교인 여성들을 강간하고, 성경구절을 인용하면서 배교자들의 목을 자르는데 기독교인들이 평강의 왕의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이러한 만행들에 대해 비난하는 것을 두려워해 침묵한다면 어떻겠는가?"라면서 "기독교인들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터무니 없는 비기독교인들이 자행하고 있는 행위들로부터 자신들을 바로 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또 테러 행위를 비난하는 것은 죄가 없는 데도 죄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했다. 

그는 "IS에 의해 자행되는 공포스런 행위들을 정죄하는 것이 죄가 없는 이들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