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서 11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33%(169.71포인트) 떨어진 3016.70에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7% 하락해 장을 시작해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으며, 선전종합지수는 6.60%(130.62포인트) 폭락한 1848.10에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와 선전의 대형주로 구성된 상하이선전(CSI) 300 지수는 5.03% 하락했다. 중국 물가 부진의 여파 탓이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도 1.19%(22.78포인트) 하락한 1,894.84에 장을 마쳐 지난해 9월 8일(1,878.68) 이후 4개월여 만에 1,900선 아래로 내려갔다.

한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해 달러당 11.7원 급등한 1,209.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2010년 7월 19일의 1,215.6원 이후 근 5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중국 증시 불안 등의 여파로 급등하다가 전 거래일인 지난 8일 1,198.1원으로 소폭 하락해 '숨고르기'를 하던 원/달러 환율 상승세(원화 약세)가 재개된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8.0원 오른 1,206.1원에 거래가 시작됐으며, 서울 외환시장 개장 전의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부터 시작된 오름세가 장 초반에도 그대로 이어졌다가,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2거래일 연속으로 절상 고시한 뒤에야 진정세로 접어들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010위안 내린 6.5626위안에 고시했으며, 이를 기점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인 원/달러 환율은 1,208원대에서 등락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중국 상하이 증시가 낙폭을 키우고, 북핵 문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국내 증시도 하락세가 이어지자 결국 1,210원대 턱밑에서 장을 마감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날 신용전망보고서에서 "북한의 '수소탄' 실험과 이에 따른 한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긴장이 고조되고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졌다"고 분석하는 등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는 리스크가 곳곳에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하나선물 정경팔 시장분석팀장은 "중국 증시가 오늘도 급락하는 등 여전히 달러화 강세의 재료가 남아 있고, 기술적으로도 상승 추세가 끝나지 않았다"며 "상승세를 지속해 1,216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경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연초의 환율 이슈가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주에 구조조정 수혜주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던 철강, 석탄, 비철금속 등 대형주가 정책 기대가 과도했다는 분석에 급락했다"면서 "장초반부터 외국인 위주의 홍콩지수가 빠지면서 본토의 하락세를 이끈 부분도 있다"라며, 지급준비율 인하 같은 확실한 조치가 없다는 실망감도 영향을 끼쳤으며, 계절적으로 춘제(설) 전에는 주가가 빠지는 영향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