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의 대표적 관광지이며, 유명한 성소피아성당과 블루 모스크(Blue Mosque·이슬람 사원) 인근에 있는 술탄아흐메트 광장(Sultanahmet square)에서 12일 오전 10시 20분(현지시간)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10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고 BBC, CNN,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터키 정부 대변인인 누만 쿠르툴무시터키(Numan Kurtulmus) 부총리는 자살폭탄 테러범이 28세의 시리아인이라고 밝혔다. 또 부상자 중 2명이 중상이라고 덧붙였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터키 대통령도 테러범이 시리아 계통이며, 터키 남쪽 지역에 있는 이웃(시리아)에 있는 폭력과 테러리스트의 존재가 터키에 앞으로 추가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번 사건은 우리가 테러에 맞서기 위해 하나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BBC에 "자살폭탄테러였다"면서 "현장에서 테러 장면을 보고 호텔로 돌아왔는데, 혼돈 그 자체였다. 모두가 이곳저곳으로 달아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이스탄불 자살폭탄테러에 따른 희생자 대부분은 독일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 매체인 포쿠스온라인은 이스탄불 관광지에서 일어난 자폭테러로 독일 국적인이 최소한 9명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dpa 통신도 터키 총리실 소식통을 인용해 희생자 10명 가운데 9명이 독일 시민이라고 전했다. 터키 도안통신은 독일인 6명, 노르웨이인 1명 등이 다쳐 인근 병원에 입원하는 등 부상자도 다수가 외국 관광객이라고 보도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Ahmet Davutoglu) 터키 총리는 앙겔라 메르겔 독일 총리에게 전화해 사망자의 대부분이 독일이라고 알렸다고 BBC는 밝혔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또 사건 직후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했으며 이 회의에는 부총리와 관련 부처 장관, 국가정보국(MIT) 국장 등이 참석했다.

치안당국은 이슬람 수니파 조직 IS(이슬람국가)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폭발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터키 일간 휴리예트는 치안당국 소식통을 인용, IS의 소행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관광객과 민간인 등 '소프트 타깃'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IS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술탄아흐메트 광장은 성소피아성당과 술탄아흐메트 자미(블루 모스크) 등이 있는 이스탄불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로 터키 관광산업에 타격을 주려는 테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IS가 이곳의 테러를 계속해서 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태평양 재단(Asia Pacific Foundation)의 국제 보안 디렉터인 사잔 고헬(Sajjan Gohel)은 CNN에 "IS는 멜팅팟이며 문화적 역사의 중심인 술탄아흐메트 광장에 깊이 반감을 품고 있다"면서 "IS는 이 광장에 있는 기념물과 문화유산들을 겨냥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관광객들은 터키 관광, 특히 술만아흐메트 관광은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사고 현장 근처에는 한국 단체 관광객도 있었으나 가벼운 부상으로 거의 피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한국인 가이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나와 관광객 1명이 폭발에 따른 압력으로 손가락 등에 경상을 입었지만 병원에서 치료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가이드는 "광장에서 손님들에게 설명을 하는데 엄청나게 큰 폭발음이 들렸다"며 "외국 관광객 시신들이 현장에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 근처에 있던 다른 한국인 가이드는 "엄청나게 큰 폭발음이 들려서 보니 광장 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다"며 "일부 관광객은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 정도로 강력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소방차와 구급차들이 대거 급파됐으며, 경찰은 중무장한 채 광장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터키에서는 지난해 남부 수루츠와 수도 앙카라에서 IS 조직원들이 자폭 테러를 저질러 140여명이 숨졌다.

터키 치안당국은 최근 IS가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대도시에서 외국 공관과 관광지 등에서 자폭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었다.

이번 테러 직후 유럽연합(EU)은 "모든 형태의 테러에 반대하며 테러와 싸움을 벌이는 터키와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과 덴마크 등 유럽 각국은 자국민들에게 터키 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 정부도 관계부처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이스탄불에 대해 여행경보 상향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