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공개된 이후 '홍채인식' 기술뿐만 아니라 S펜의 '물속 필기' 기능이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영국 등 비가 많이 오는 나라의 스마트폰 사업자들은 삼성전자가 개최한 신제품 설명회에서 방수 기능에 특히 많은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욕조나 수영장 등 물기가 많은 곳에서도 필기가 가능한 S펜의 방수 비결을 삼성전자가 밝혔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S펜은 내장된 코일과 스마트폰에 탑재된 디지타이저(펜 터치 액정태블릿)에서 나오는 전자기장이 서로를 인식하는 전자기유도(EMR)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물속에서도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가 가능하다.
손가락이나 일반적인 스타일러스(컴퓨터 화면에 그림을 그릴 때 쓰는 특수 펜)로 글을 쓸 때 이용되던 정전식(전류를 감지해 작동하는 방식)과 달리 전자기 유도식은 물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S펜은 별도의 배터리가 없지만, 스마트폰에서 전자기장을 통해 S펜으로 에너지를 전달하고, S펜이 다시 전자기장으로 특정 신호를 보내 스마트폰이 S펜의 위치와 필기구 압력 등을 인지한다.
따라서 스마트폰과 S펜이 각각 방수된다면 물이 묻은 상태에서도 폰과 펜 간의 통신은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여기서 다양한 부품이 탑재된 S펜 자체의 방수력은 매우 중요하다.
길이 108mm, 무게 3g의 작은 S펜 안에는 회로가 있다. 내부 회로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삼성은 인쇄회로기판(PCB) 몰딩(molding)과 고무재질 실링(sealing)이라는 두 가지 방법을 적용했다.
S펜이 누를 부분과 압력을 고려해 PCB 위를 에폭시 소재로 얇게 덮는 동시에 펜 내부 부품 사이 물이 들어올 수 있는 틈을 방수 소재로 모두 감싼 것이다.
삼성전자는 "펜 끝이 부드럽게 움직일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실링의 소재와 크기를 다듬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S펜은 갤럭시노트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핵심 장치였지만 그간 사용도가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물속에서도 필기가 가능하다'는 혁신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S펜은 방수 기능 이외에도 애니메이션 캡처, 번역기, 돋보기 등 새로운 기능을 입었고, 필기감과 그림판, 꺼진 화면 메모 등 기존의 기능도 강화됐다.
해외에서도 S펜을 주목하고 있다. S펜을 두고 '페네상스'(Pennaisance)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미국의 경제 월간지 '패스트 컴패니'는 "펜의 르네상스 시대(Pennaisance) 시대를 맞았다"면서 "특히 S펜의 경우 이전의 작은 플라스틱 스틱에서 더 정교하고 압력에 민감하며, 지우개 기능과 버튼이 있는 도구로 발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