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새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인한 국채 투매와 환율 급등으로 인한 금융위기가 현실화 될 것을 우려해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BOE)이 긴급 채권 매입을 발표하고 시장에 개입했다.

28일(현지시간) 영란은행은 다음주부터 시작하기로 지난주 발표했던 양적긴축(QT) 계획을 한 달(10월 말로) 연기하면서 긴급 국채 매입을 결정했다. 이는 고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부터 시작한 금리인상과 양적긴축 기조와 정 반대 정책을 시행한 것이다. 이는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일시적인 조치이다.

이는 지난 23일 트러스 총리출범으로 인한 영국의 새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감세 정책을 발표하면서, 국채 발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채 금리가 폭등하고, 파운드화는 폭락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주말을 지나고 시장은 안정세를 찾기보다는 더욱 요동치기 시작했고, 급기야 영국발 금융위기 전망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명성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는 지난 25일(일) '야후 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영국 정부의 감세 정책은 파운드 폭락을 불러와 결국 IMF 구제금융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IMF도 27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고소득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감세가 불평등을 심화할 것이며, 영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현시점에서 크고 목표 없는 재정 패키지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3일 3.5%선에 있었던 영국 30년물 국채금리는 27일 불과 몇 일만에 1.5% 넘게 폭등하며 5.0%를 넘어섰고, 반대로 파운드화 가치는 폭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은 거의 패닉에 들어갔고 브레이크가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금컨설팅사를 인용해 영국의 연기금들이 최소 10억 파운드(약 1조5천억원) 규모의 마진콜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 연기금중 약 2/3가 마진콜 요구를 받았고, 이들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채권을 매각하면서 금리가 더 오르고, 이로인해 또 추가마진콜 요구가 생기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이와같은 금융시장 시스템 붕괴에 직면하자 영란은행이 시장에 개입, 대량의 채권 매입에 나서면서 채권금리는 떨어지고 환율도 안정세를 찾는 모양새다.  영란은행은 당분간 지속적인 채권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영란은행

영국의 투자자인 에드 콘웨이는 "영란은행으 개입이 없었다면 오늘 오후부터 연기금 부도 사태가 발새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영란은행의 개입으로 환율시장은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파운드대비 1.03달러까지 내려갔던 환율은 1.088달러 선으로 회복되면서  115까지 치솟았던 달러지수도 113.2까지 내려왔다. 

미국 주식시장도 영란은행의 채권 매입소식에 반등하며 뉴욕증시도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채권시장도 4%를 넘어가던 30년물 국채 금리가 3.7%로 하락하며 2009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와같은 영란은행의 시장개입은 시기적절했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영국의 새정부의 정책변화가 없으면 이와같은 현상은 다시 재발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