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완전히 평가하기도 전에 유래없는 75bp 인상을 연이어 단행하면서 필요 이상의 경기후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수)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연준은 최근 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75bp 올렸고, 11월에도 사실상 75bp 인상을 예고했다.
이는 연준이 금리 인상 효과를 확인할 새도 없이 다시 대폭적인 인상에 나서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모기지과 자동차 할부대출 등의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직 그 파급효과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연준이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꺽이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계속 행동에 나서면 필요 이상으로 더 심한 경기후퇴를 야기하고 노동시장에도 더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경제가 현재까지는 연준의 조치에 꽤 탄력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수요 냉각의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 사례로 최근 애플이 예상외의 수요 부진으로 올해 아이폰14의 증산 계획을 철회한 사실을 들었다.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급격한 금리인상이 미국 가계와 기업에 고통을 줄 수도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감수하면서라도 인플레이션을 잡아야한다고 했다.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면 더 큰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라면서 금리인상이 계속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로 인해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조절론이 나오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7일 온라인 행사에서 노동시장에 장기적인 피해를 주지 않도록 연준이 가능한 한 조심스럽게 고물가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노동시장이 약간의 충격을 받더라도 일자리 100만개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준총재도 영국 런던에서의 OMFIF(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 회장과 대담에서 " 우리(Fed)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판단을 잘못했다"면서 "통화 긴축을 더 빨리 시작했어야 했다"고 했다.
연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 인사인 그는 또 지나치게 빠르고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어느 시점이 되면 긴축 속도를 늦추고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매파적인 급격한 금리 인상 속에 시장 충격을 우려하는 속도조절론이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