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미 국채시장이 최근 38년 사이 가장 긴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 금리 주요 지표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번 주 들어 이날까지 0.23%포인트 오른 4.26%로, 12주 연속 상승을 기록할 전망이다.

채권 금리가 상승했다는 것은 곧 채권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으로, 10년물 미 국채 가격의 12주 연속 하락은 폴 볼커 전 연준 의장 재임 당시인 1984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 국채

볼커 전 의장은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후퇴) 상황에 대응해 당시 최고금리가 20%에 이르는 전무후무한 금리 인상을 밀어붙여 물가를 잡은 바 있다.

시장에서는 미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에 최고 5%에 오를 것으로 보는 만큼, 국채시장 약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금융기관 간 하루짜리 초단기 대출금리인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OIS) 금리의 경우 내년 3월 기준과 내년 5월 기준 해당 금리가 이날 각각 5%를 넘겼다.

이 금리는 지난 13일까지만 해도 4.7% 아래에서 움직였지만, 예상보다 높은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상승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5%까지 올라왔다.

연준은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달까지 3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 기준 금리를 3.25%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물가가 여전히 잡히지 않으면서 11월과 12월에도 기준금리를 각각 0.75%포인트씩 올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연준을 따라 대부분 국가의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에 착수하면서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채권 가격 지표인 채권종합지수는 지난해 1월 고점 대비 25% 하락했다.

이는 적어도 최근 30년 새 세계적 차원의 첫 채권시장 약세장(베어마켓)이며, 반등의 기미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