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3대 거래소인 FTX 붕괴 이후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글로벌 회계법인을 통해 자료를 공개했지만 재무구조는 여전히 '미스터리'라고 미국 회계 전문가를 인용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X 파산신청 이후 가상화폐에 대한 시장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바이낸스가 재무상태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 그러나 자자들이 확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정보를 공개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회계 전문가의 평가이다.

FTX 파산보호 신청

WSJ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 한 달간 가상화폐 월렛(지갑) 주소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개하고, 외부 회계법인에 맡겨 고객 코인의 보유 여부를 보여주는 '준비금 증명 보고서'(proof of reserve report)를 작성했다.

바이낸스는 "이 보고서는 우리가 보관 중인 고객 자산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고객 자산을 1대 1로 커버하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혀, 고객의 자산을 언제든지 인출해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 상장기업 회계감독위원회 수석 감사관을 지낸 더글러스 카마이클 뉴욕 바루크 대학 회계학 교수는 "이 보고서는 투자자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의문을 풀어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보고서는 단지 자산이 담보로 블록체인에 존재하며 바이낸스의 통제하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바이낸스는 아무런 재무상태에 대한 감사자료가 공개된 바 없다. 바이낸스는 상장 기업이 아니기때문에 감사보고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공개된 5장짜리의 이 보고서는 바이낸스가 의뢰해 글로벌 회계법인인 마자스의 남아프리카 자회사가 작성했다.

WSJ는 그러나 이 보고서는 '감사보고서'가 아니라며 평가 절하했다.

이번 공개된 보고서는 회계법인 마자스가 바이낸스 요청 절차에 따라 작성했을 뿐 회계보고서에 대한 의견이나 결론은 없다며 이는 마자스가 이 수치를 보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바이낸스가 고객에 대한 재정적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바이낸스의 부채와 자산이 각각 59만7천692 비트코인과 58만2천486 비트코인으로 적시됐는데 부채가 자산보다 3% 더 많다는 것이다.

이는 바이낸스가 언급한 것과 달리 고객 자산 대비 적립금 비율이 1대 1로 충족되지 않으며 이를 환산하면 자산이 2억4천500만 달러(3천200억 원) 적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럿거스 대학 할 슈뢰더 회계학 교수는 "정확한 장부와 기록 보관 시스템 등 바이낸스의 내부 통제 수준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이 보고서는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