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도입했던 불법 이주민 추방정책의 폐지를 기대하며 몰려오는 이민자로 인해 망명 신청이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이민법원과 이민국(USCIS)에 계류된 망명 신청이 역대 최다인 160만 건에 육박하고 있다고 27일(월) CNN방송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 가운데 이민법원에서 아직 처리하지 않은 망명 신청은 78만7천882건으로 2012 회계연도 10만 건의 7배로 늘었다.
현재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불법 입국자의 망명 신청을 허용하지 않고 바로 추방할 수 있게 하는 '42호 정책'(Title 42)의 폐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도입한 이 정책을 법원 판결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에서 지난 21일까지 폐지 하라는 방침을 따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이 공화당 소속 주(州)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심의에 착수하면서 당분간 정책을 유지하라고 명령해 폐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그럼에도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는 정책 폐지를 기대한 중남미 출신 이주민이 수주 전부터 몰려들었다.
이들은 다시 망명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정책이 계속 유지된 탓에 입국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으며, 다시 돌아가지도 않은 채 국경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42호 정책 전에는 미국에 불법으로 넘어온 외국인이라도 망명을 신청하고 그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미국에 체류할 수 있었던 것처럼 42호 정책 폐지시 미국에 체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안보부(DHS)가 지난 24일 허가 없이 입국을 시도하는 이주민을 42호 정책에 따라 추방하고 있다고 경고까지 했지만, 텍사스주의 국경도시인 엘패소에는 여전히 하루 1천500∼1천600명의 이주민이 도착한다고 CNN은 전했다.
이들 다수는 강추위에도 거리에서 노숙하고 있으며 밀입국도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