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대형 은행들 대부분이 올해 또는 내년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개 프라이머리 딜러(미 정부에서 발행한 채권을 연방준비은행과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허용받은 금융 딜러)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78%에 해당하는 18개사가 '미국이 올해 혹은 내년에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2일 보도했다.

이중 올해 경기침체를 경험할 것이라고 답한 딜러는 16개사에 이르렀다. 

팬데믹 기간 동안 2조3천억 달러까지 치솟았던 미국인들의 초과 저축이 1조2천억 달러로 감소해 소비 여력이 줄어든 것과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 은행들의 대출 기준 강화 등이 미 경제의 '위험 신호'로 꼽혔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10월 경에는 미국인들의 초과 저축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추정했다.

BNP파리바는 새해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로존의 경기침체가 올해 글로벌 GDP(국내총생산) 성장을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답한 금융기관은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HSBC,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5곳에 불과했다.

미 대형은행들의 경기전망

그러나 이들 5개사의 올해 미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0.5%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의 2012∼2021년 평균 성장률 2.1%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중 가장 낙관적인 시각을 보인 곳은 골드만삭스였으며, 그 예상치는 1% 성장에 그쳤다.

다만, 미 경제가 수축할 것이라고 답한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침체의 정도가 가볍거나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분의 대형 은행들은 연준이 올해 1분기까지 기준금리를 올리고, 2분기 중 금리인상을 멈춘 뒤, 3분기 또는 4분기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WSJ은 전했다.

연준의 피벗으로 지난해 부진했던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은 어느 정도 회복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설문 응답자들의 올해 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전망치는 현재보다 5%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바클리와 소시에테제네랄 등 일부 은행은 S&P 500 지수가 연말에 지금보다 더 낮은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