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경기침체에 따른 정보기술(IT)업계 감원의 규모와 속도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초기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빅테크 해고자들이 대체로 빠르게 재고용될 뿐 아니라 스타트업 창업에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3일(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은 IT기업 감원 추적 사이트인 'Layoffs.fyi'의 분석 결과 2022년 IT분야에서 감원된 노동자는 15만명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LAYOFF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12월 해고자가 약 8만 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많은 수치이다.

작년 감원된 인력 중에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이하 메타)의 1만1천여 명과 아마존의 1만 명도 포함돼 있다.

최근 펜데믹 기간동안 재택근무 등으로 인해 IT기업들은 강력한 매출 성장과 주가 상승에 힘입어 공격적으로 고용을 늘려왔다. 아마존의 경우 거의 2배 가까이 직원이 늘어150만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최근 펜데믹이 끝나가고 일상 생활이 가능해지면서 첨단제품 소비가 둔화하고 디지털 광고 전망도 어두워지면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감원에 나서고 있다.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도 직원의 50%에 해당하는 대량 해고에 압장섰다.

이 같은 IT기업 감원 태풍에도 불구하고  미국 노동시장에서의 실업률은 크네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은 IT업계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빠르게 재고용되기 때문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창업 열기가 오히려 뜨거워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데이터 분석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작년 세계 벤처캐피털 총 투자 규모는 33% 줄어든 약 4천830억달러(약 617조원)에 그쳤으나, 엔젤 투자 등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는 역대 최대였던 2021년과 비슷한 374억달러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초기 투자 전문 벤처캐피털 '데이 원 벤처스'는 지난해 11월 IT기업 해고자가 차린 스타트업 20곳에 각각 10만달러(약 1억3천만원)씩 투자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하자 메타와 트위터 등에서 해고된 지원자가 1천명 넘게 몰렸다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인터넷 영상전화 스카이프 등에 투자한 경력이 있는 '인덱스 벤처스'도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3억달러(약 3천83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US벤처 파트너스'와 오스트리아 벤처캐피털 '스피드인베스트'도 비슷한 규모의 초기 단계 투자펀드를 만들었다.

일부 투자자는 지난해 경기 하락을 2000년대 초 '닷컴버블 붕괴' 당시와 비교해 눈길을 끈다.

당시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닷컴 기업 수십 곳이 무너지면서 재능있는 인력들이 시장에 쏟아져나왔으며, 이들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와 같은 새로운 기업의 탄생에 일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