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8일 겨울 폭풍으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캘리포니아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백악관은 9일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제10차 북미 정상회의를 위해 멕시코시티에 있는 동안 일요일(8일) 저녁 늦게 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해당 주인 캘리포니아에 대응 노력을 보완하기 위해 연방 차원의 지원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국토안보부, 연방재난관리청(FEMA) 등에게 주민 고통 완화를 지시한 것으로 재난 구호활동을 조정하고, 필요한 비상조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9일 "오늘(9일)부터 48시간이 가장 힘든 시기"라며 "연방정부가 즉각 가주에 연방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모든 필요한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가주는 연초부터 이어진 폭풍우로 여러 명이 숨지고 수십만 가구가 정전을 겪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정전 현황 집계 웹사이트 '파워아우티지(poweroutage.us)'에 따르면 8일 기준 가주에서 56만 가구 이상이 전기가 끊겼다.
단전 가구는 지난 4일 20만 가구로 집계된 뒤 주말을 지나면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 31일부터 이어진 이번 폭풍우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6명으로 집계됐다.
북가주에서는 나무가 쓰러지면서 이동주택을 덮쳐 유아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번 폭풍우는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이라는 기상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의 강은 다량의 수증기가 강처럼 좁고 긴 띠 모양으로 움직이며 많은 비를 뿌리는 것을 뜻한다. 이 기상현상은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캐나다 서부 등지에서 발생한 수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기상당국은 이번 '물폭탄'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국립기상청(NWS)은 또 다른 대기의 강이 9일 캘리포니아주를 강타한 뒤 오는 19일까지 폭풍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또한 지난달 말부터 누적된 비로 강물 수위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라가 가주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또한 최근 수년간 가물었던 날씨로 토양층이 취약해져 호우로 인한 산사태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