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항공청(FAA)의 전산 오작동으로 미 전역의 국내선 항공기 운항이 11일 오전 한때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미 전역에서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되기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21년만이어서 극심한 혼란이 전국 공항에서 빚어졌다.

백악관은 현재까지 "사이버 공격에 대한 증거는 없다"면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원인에 대한 총체적인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아침 전산망 오작동을 이유로 오전 9시(이하 미 동부시간 기준)까지 모든 국내선 항공편의 운항에 대해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번 항공기 운항 중단 여파로 항공교통이 큰 차질을 빚음에 따라 비행이 재개됐더라도 출발 지연이나 항공편 취소 등은 한동안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항공대란

FAA는 성명에서 "항공 시스템이 점차적으로 재개되고 있다"며 운행 중단 명령을 해제한 뒤 "문제의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이른바 '노탐(NOTAM)'으로 불리는 FAA의 전산 정보 체계에서 오작동이 발생하며 불거진 것으로 파악됐다. 

노탐은 활주로 폐쇄나 장비 고장 등 이륙 전 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항공기 기장과 승무원에 발송하는 안전 시스템이다.

FAA에 따르면 10일 오후 3시 30분부터 연방항공청의 노탐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 

FAA는 처음에는 백업 시스템으로 전환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10일 저녁 내내 상황이 더 나빠졌다. 

시스템은 자정 직전에 다시 가동되는 듯했으나 이후 더 악화했고, FAA는 결국 11일 오전 4시15분 시스템을 수동으로 껐다 켜는 재부팅(hard reboot)을 했다. 

이후 오전 7시21분 전국에 운항 중단을 발령해 약 90분 동안 미 전역에서 항공기가 이륙하지 못했다.
FAA는 성명에서 "노탐 체계를 완전히 복구하기 위해 여전히 노력 중"이라며 "일부 시스템은 복구됐지만 여전히 작동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AP 통신은 이번 사태로 미 전역에서 2만1,000편 이상 비행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운항 지연 등 연쇄 효과로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직격탄을 맞으며 지연 출발과 연착, 결항이 줄줄이 이어졌다. 1,200여편은 아예 운항이 취소됐다.

당국은 일단 원인 파악 및 시스템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과 통화했고, 그들은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 않다"며 "원인을 파악하면 곧바로 나에게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