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의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0% 올랐다고 14일(화)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상승은 1월(6.4%)보다 오름폭을 줄여 지난 2021년 9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적었다.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와 일치했다.

식료품 물가가 전월보다 0.4%, 전년 동월보다 9.5% 각각 상승했으나 에너지 물가는 전월보다 0.6% 떨어져 전체 물가지수 상승폭을 억제하는데 기여했다. 

천연가스 가격이 전월보다 8.0% 급락해 2006년 10월 이후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고, 연료유 가격도 같은 기간 7.9% 내려갔다. 반면 개솔린(1.0%)와 전기(0.5%)는 가격이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5%, 전월보다 0.5%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로는 1월(5.6%)보다 조금 상승 속도가 줄었으나, 전월 대비로는 1월(0.4%)보다 오히려 오름폭이 커졌다. 이는 시장 전망치와는 일치한 결과다.

근원 물가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은 주택 임대료를 비롯한 '주거 비용'으로 나타났다. 주거비는 전월보다 0.8%, 전년 동월보다 8.1% 각각 급등해 근원 CPI 상승분의 60% 이상을 차지했다고 노동부는 전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내용이지만, 연준 주목하는 근원 CPI가 여전히 높고 상승폭을 키웠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신호로 평가된다.

특히 실리콘밸리은행(SVB)를 비롯한 잇단 중소 은행 붕괴 사태로 인플레이션과 금융 시스템 보호라는 두 가지 과제를 받아 든 연준으로서는 오는 21∼22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당초 빅스텝(0.5% 인상)을 밟을 것이라던 전망이 80%에 이르렀으나 SVB 사태이후 0.25% 인상할 것이라는 전만이 우세한 가운데,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인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