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9일(화) 부채 한도 상향 문제에 대한 협상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재차 경고했다.
옐런 장관은 7일(일) ABC 방송에 출연, "우리는 지금 몇 달 동안 특별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바닥나고 있다"면서 "의회가 부채한도를 올리지 않는 한 6월 초에는 우리가 청구서를 지불할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라며 부채한도 상향 조정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 공화당을 거듭 압박했다.
그는 "미국 국채는 국제 금융 시스템에 토대가 되는 가장 안전한 기반 채권"이라면서 "미국이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면 미국 신용도에 의문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폴트, 채무불이행) 날짜가 가까워지는데도 의회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금융 시장에서의 후과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부채한도를 높이지 못하면 가파르게 경기가 하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수정헌법 14조 발동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의회가 제 역할을 하는 것 외에는 미국 금융 시스템과 경제를 보호할 방법이 없다"면서 "대통령이 부채를 계속해서 발행할지를 고려해야 하는 데까지 가서는 안 된다. 그것은 헌법상 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의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그 경우에는 좋은 선택지는 없다"고 덧붙였다.
'연방정부의 모든 채무는 준수돼야 한다'는 수정헌법 14조 조항은 대통령이 부채 한도를 상향하지 않고 계속해서 부채를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고 미국 일부 헌법학자들은 보고 있다.
앞서 옐런 장관은 지난 1일 매카시 하원의장 등에 서한을 보내 부채 한도를 상향하지 않을 경우 이르면 다음 달 1일에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채한도는 미국 정부가 차입할 수 있는 돈의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의회가 설정한 것으로, 돈을 풀어 선심성 정책을 쓰기 원하는 행정부의 속성에 의회가 제한을 둘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월 부채한도 도달에 따라 특별 조치 시행에 들어갔다면서 의회에 부채한도 상향 내지 적용 유예를 요청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부채한도 상향과 재정지출 삭감을 연계하고 백악관은 조건 없는 부채한도 상향을 요구하면서 현재까지 협상은 교착 상태다.
특별히 2024년 대선을 1년 앞두고 협상을 하고 있는 행정부를 밀고 있는 민주당과 견재하려는 공화 양당의 줄다리기는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