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은행 시스템에 대한 위기가 여전하며, 은행들의 대출 기준 강화로 신용 경색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8일(월)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발표한 반기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된 가운데 지난 3월부터 실리콘밸리은행(SVB) 을 비롯한 시그니처은행과 퍼스트리퍼블릭(FRC) 등 지역 은행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연준이 자문하고 있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형 은행 문제가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떠올랐다.

파월 연준의장
(연준 파월의장)

이는 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강화하는 등 신용이 위축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연준이 은행 대출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수개월간 대출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준 보고서는 "급격한 신용 경색은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을 증가시켜 잠재적으로 경제 활동이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은행권 위기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지속되면서 일부 지역 은행 주식은 크게 요동쳤다.

아울러 보고서는 다른 국가들의 금리 인상과 관련된 불확실성, 지정학적 긴장, 미 정부 디폴트 가능성도 경제에 대한 주요 위험 요소로 언급됐다.

또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우려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많은 응답자들이 부동산을 잠재적인 시스템적 위험으로 꼽았다. 특히 상업 부문에서 높은 금리, 사용자 수요 변화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신용 경색이 시작되고 있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연준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해 보다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상업용 부동산에 포트폴리오가 집중돼 있는 은행에 대해선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계 대출의 부실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연준은 "가계 대출은 소득과 비교했을 때 적당하게 이뤄졌다"며 "대부분의 가계 부채는 신용 점수가 높은 사람들이 이용하기에 가계 대출의 충격이 금융 시스템에 전파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연준은 금융경제 건전성 보고서의 일환으로 시장 전문가와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이에 대한 결과를 같은 날 내놓았다. 이들이 금융 안정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은행 부문의 스트레스를 꼽았다. 

한편, 연준은 1년에 두 차례 금융경제 건전성 보고서를 발표한다. 직전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