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계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7조달러를 돌파했다.
가계부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의 증가세 둔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여파 속에 미국인들의 빚은 전체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뉴욕 연은)은 오늘(15일) 공개한 1분기 가계 부채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미국의 전체 가계 부채가 전분기보다 0.9%(1천480억달러) 늘어난 17조500억달러(약 2경2,856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가계부채는 코로나 펜데믹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보다 2조9천억달러 불어나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모기지 대출은 3월 말 현재 12조400억달러로 1천210억달러 증가했다.
특히 신규 모기지 대출은 총 3천240억달러로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9년 만에 최저치에 그쳤다.
전분기보다 35%, 전년 동기보다 62% 각각 급감한 수준이다.
팬데믹 직후 '제로 금리'로 호황을 누리던 부동산 대출은 지난해 봄부터 시작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여파로 위축되고 있다.
뉴욕 연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월 이후 1천400만 건의 모기지 리파이낸싱이 이뤄졌고, 이 중 3분의 2에 육박하는 64%가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려는 목적이었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상 여파로 시중 모기지 금리가 6%대 중반을 찍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체로 인한 부자산 압류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뉴욕 연은은 전했다. 이는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론이 많은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이밖에 학자금 대출은 1조6천억달러로 전분기보다 90억달러, 오토론은 1조5천600억달러로 전분기보다 100억달러 각각 증가했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0.6%포인트, 오토론 연체율은 0.2%포인트 각각 증가해 팬데믹 이전과 비슷하거나 당시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