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압박에 맞서 긴밀히 밀착하는 가운데, 중국이 163년만에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항만의 사용권을 획득했다.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 4일 고시를 통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국경을 넘는 운송 중계항으로 추가한다"며 "시행은 다음달 1일부터"라고 밝혔다.
러시아 최대 항구인 블라디보스토크는 과거 청나라 영토였지만, 러시아가 1858년 청나라와의 영토 분쟁에서 승리한 뒤 1860년 '베이징 조약'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한 연해주를 자국 영토로 편입했었다.
결국, 중국 북단 헤이룽장성과 지린성은 바다를 접할 수 없는 내륙이 됐고, 항구를 이용하기 위해선 약 1천킬로미터나 떨어진 랴오닝성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다만 이번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용권 획득이 단지 경제적인 측면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군사적인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항구 사용권 양도는 지난 3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발표한 '경제협력 공동성명'에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이와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중국에 '통큰' 선물을 안김으로써, 중국의 협력을 더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정학적으로 패배했고, 사실상 중국의 속국이 됐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이 같은 상황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나온 것이라 다소 엉뚱한 면이 있었다.
이에 대해 러시아 드미트리 세르게예비치 페스코프 크렘링궁 대변인 "중러 관계는 전략적 파트너 관계이며 의존과는 무관하다"면서 "중국과의 관계는 전략적 특별한 동반자 관계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이는 누군가의 의존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마크롱의 발언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며 격하게 반응했다.
중국 언론은 러시아를 의식한 듯 사용권 양도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일부 외신이 이번 기회를 통해 '러시아가 중국의 속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 사회의 중국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앞서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는 " 괴물같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중국 공산당이 승자가 되었다"며 "시진핑은 이 기회를 이용해 글로벌 영향력을 크게 확대했으며, 러시아를 명목상으로 중국의 보호령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의 대 서방 무역량이 급감한 반면 중국과의 무역량은 40%이상 급증하면서 서방을 대치하면서 중국이 러시아의 경제를 구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1일 윌리엄 번스 미 CIA 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세계와 한층 더 분리되면서 중국의 경제적 식민지화가 되어가는 중"이라면서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갈 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