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결선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대선에서 승리해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 전만 해도 이번에야말로 20년 집권에 마침표를 찍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지만 지난 1차투표결과 에르도안이 1위로 나타나면서 회의론이 나왔다. 

집권기간 숱한 고비를 넘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도전도 이겨내며 자신이 왜 '21세기 술탄'으로 불리는지 증명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개표가 막바지에 달한 오후 8시15분께 이스탄불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투표해준 이들에게 감사하다"며 "우리는 5년 추가로 통치할 권한을 부여받았다. 신의 뜻에 따라 여러분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오늘의 승리자는 8천200만 튀르키예 시민"이라며 "우리는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야당 맞수였던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에게 "테러리스트들 편을 들었다"면서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에르도안 대선승리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재선으로 2003년 첫 5년 집권 이후 조기 경선을 통해 추가 5년을 더 해 2033년까지 최장 30년에 달하는 사실상의 종신집권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

그 동안 러시아의 침공이후에도 대 러시아 서방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가입에도 반대표를 던지면서 나토내 이단아로 여겨져왔기에 이번 튀르키예 대선이 러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을 바란 러시아는 안도하게 됐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 이단아에 골치를 앓아온 미국과 서방은 앞으로도 튀르키예와 불편한 동거를 계속해야 할 형편이다.

튀르키예의 권위주의 체제와 비정통적 경제정책도 계속 유지될 예정으로, 민주주의 후퇴와 경제난 등 산적한 국내 문제 해결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