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리얼티 어드바이저가 소유하고 있는 LA 다운타운의 40층짜리 유니언뱅크 플라자(445 S. Figueroa St. LA)는 최근 웨스트브리지 캐피탈에 1억400만달러에 매각됐다.

지난 2010년 이 고층빌딩을 2억800만 달러에 매입했던 KBS리얼티 어드바이저는 빌딩 매매가가 반토막 나면서 큰 손실을 떠안게 됐다.

유니온 뱅크 빌딩 반값에 팔려

또 다른 LA 다운타운의 고층빌딩인 6가와 그랜드 애비뉴의 팩 뮤추얼 센터(523 W. 6th St. LA)는 캐나다 부동산 자산운용사 아이반호 캠브리지가 지난 2015년 이 빌딩을 매입할 때 가격이 2억 달러였으나 현재 1억 달러에 매물로 나와 있다. 불과 8년 만에 건물 가치가 50%나 폭락한 것이다.

한때 번영과 부의 상징이었던 LA 다운타운 고층빌딩 사무용 부동산 시장에 '반토막' 침체의 찬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팬데믹이후 사무실 근무로 전환 속도가 지체되면서 유입 인구 감소세가 지속되자 LA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대형 사무용 건물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판매 가격은 반토막으로 폭락한 것이다. 호가 보다 못한 가격의 역제안에 거래가 성사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매물이 늘고 있어 사무용 건물이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다운타운 윌셔와 호프 스트릿에 위치한 62층짜리 에이온 센터(707 Wilshire Blvd. LA)도 초고층 부동산 폭락의 한 예이다. 

빌딩 소유주인 쇼렌스타인 프로퍼티스는 올해 초 이 건물을 2억2,000만 달러에 매물로 내놓았다. 2014년 매입 당시 2억6,850만달러에서 4,850만 달러를 할인한 가격이다.

하지만 에이온 센터를 사겠다고 나선 L&R 그룹은 매입가로 단 1억6,000만 달러를 제시했다. 리스팅 가격에 비해 약 40%나 낮은 가격이다.

온라인 부동산 전문매체 더 리얼딜은 부동산 정보업체 커머셜엣지의 자료를 인용해 LA 지역 내 사무용 건물의 가치가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급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LA 사무용 부동산 시장의 급락 사태는 판매 가격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커머셜엣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LA 사무용 건물의 판매 가격은 스퀘어피트당 237달러로 전년 수준 412달러에 비해 43%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이다.

LA 사무용 부동산 가격 급락 현상의 배경에는 사무실 복귀가 지연되면서 유입 인구의 감소가 자리잡고 있다. 재택근무가 늘며 빈 사무실과 빈 상점이 늘면서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이는 사무실 공실률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LA 다운타운 내 사무실 공실률 상승폭은 더욱 크다.  상업용 부동산 업체 CBRE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공실율은 24%로 1년 전 21.1%에서 2.9%포인트 상승했다. 이런 추세는 더 심해져 올해 말 3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오피스 부동산의 공실률과 가치 하락은 건물 소유주들의 디폴트 또는 파산으로 이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노출돼 있는 금융권을 위협하는 뇌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LA시 최대 건물 소유주 중 하나인 브룩필드(BN)는 최근 3개 LA 다운타운 오피스 건물의 10억달러 상당의 부동산 담보 대출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했다. 건물들을 포기할 망정 대출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금융 시장에서 약 1,400억달러 규모의 올해 만기 예정 부동산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건물 가치와 수익률 하락,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등으로 채무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향후 3년간 만기가 예정된 상업용 부동산 대출 1조5,000억달러 중 상당수가 부실화될 가능성이높으며 이는 은행들의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