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1월 한때 90%을 넘었으나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되면서 연착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금융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물가상승률의 큰 폭 둔화를 보여주는 지표가 잇따르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고도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

16일(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2∼3년 만에 최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데 힘입어 어느 때보다 인플레이션 진정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러한 기대는 증시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주 2.4% 올라 한 달 만에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고, 연초 대비 상승폭을 17%로 늘어났으며,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지난 한 주간 4.047%에서 3.818%로 3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이 나란히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크게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로 2분기 실적을 달성한 것도 '경기침체를 피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한다.

대형 은행들의 호실적은 개인과 기업들이 여전히 계속해서 돈을 빌리고 지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도 긍정적이다.

최근 WSJ이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향후 12개월간 경기침체 확률이 54%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직전 두 차례 조사(61%)보다는 훨씬 나아진 결과다. 

전문가들이 보는 경기침체 확률이 7%포인트 낮아진 것은 2020년 8월 이후 최대폭이라고 WSJ은 밝혔다.

2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직전 조사 때는 0.2%로 집계됐으나, 이번에는 1.5%로 크게 개선됐다. 직전 조사에서는 3분기(-0.3%) 역성장이 예상됐으나, 이번 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3분기도 0.6% 성장을 점쳤다. 다만 4분기에는 -0.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학자들은 연준의 기준금리가 오는 12월 5.4%로 정점을 찍은 뒤 내년부터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 금리인하 시작을 예상한 경제학자는 직전 36.8%에서 이번에는 10.6%로 급감했고, 79%는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7월로 금리인상을 종료하고 경제가 계속해서 조금씩 성장한다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도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보는 투자자와 전문가들이 많다고 WSJ은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여전히 소위 이상적인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골디락스'를 기대하지 말라며 경착륙을 피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