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투자 자금의 중국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미중간 무역·기술 분야에 이어 투자 분야에도 디리스킹(De-risking) 형상이 일어나고 있다.
27일(목)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점점 중국 시장을 건너뛰는 대신 미중 갈등과 공급망 다변화와 탈중국화 현상으로부터 반사이익을 얻는 신흥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더딘 중국의 경기 회복세,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 부재에 따른 실망감, 미중간 긴장 고조 등의 요인이 이러한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7월부터 시행된 반간첩법 등 불투명한 보안관련 법 시행으로 외국기업인들도 언제든지 조사 구금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면서 탈중국 러시를 부채질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국 투자에 주력하는 뮤추얼 펀드에서 6억7천400만 달러(약 8천610억원)가 순유출된 반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뮤추얼펀드에는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가 순유입됐다.
신흥국 시장(중국 제외)에 투자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시장(중국 제외) ETF' 한 곳에만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인 10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게다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12개월간 외국인 자금의 신흥국 시장(중국 제외) 주식 매수액은 390억 달러(약 49조8천억원)에 이르렀다.
신흥시장 주식 매수액이 중국 본토 주식 매수액을 앞선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는 중국의 경기 둔화로 직접적인 이득을 보는 국가로 제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대체하는 멕시코·인도·베트남 등과 성장 전망이 밝은 브라질 등을 꼽았다.
또 SEI투자의 자산관리인 존 라우는 "중국은 최근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주요국"이라면서 한국·대만의 테크기업을 비롯해 성장 전망이 밝은 남미 시장 등을 대체 투자처로 주목했다.
반면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 집중하는 상위 10개 뮤추얼 펀드의 규모는 2021년 고점 대비 40% 넘게 하락한 상태다.
투자자문업체 케임브리지 어소시에이츠의 벤저민 로는 최근 12개월간 중국 투자 상품에 대한 문의가 거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방의 기관투자자들로서는 중국 투자에 따른 '평판 위험'도 커지고 있으며, 중국 투자 시 내부 감사부서에 정당성을 설득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