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프랑스를 향해 자국과 유럽연합(EU)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요청하면서 과학기술 협력을 제안했다.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러시아과 밀착행보를 보였던 중국과 거리두기를 하면서 미국과 공조를 강화하면서 디리스킹(De-risking)에 참여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제9차 중국·프랑스 경제·금융대화에서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에게 이같이 요청했다.

허 부총리는 모두 발언에 "프랑스가 중국과 유럽연합(EU)의 우호 협력 분위기를 안정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은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놓고 EU와 관계가 악화하기는 했지만, 중국이 EU의 최대 무역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EU 붙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교부장이나 상무부장 등 고위급 인사를 유럽에 보내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이날 허 부총리의 발언도 미국과의 전략 경쟁 속에서 EU를 적으로 돌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르메르 장관은 이에 대해 "프랑스와 중국이 경제 및 금융 협력 심화를 고민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프랑스는 중국과의 새로운 기술 협력을 생각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중국과 협력해야 할 과제는 친환경 전환, 가치망 재편, 기술 혁명"이라며 "우리는 협력과 우정의 정신으로 이러한 도전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중국 시진핑 주석과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정상회담

(지난 4월 중국 시진핑 주석과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디커플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중국은 에어버스 160대 구매하기로 했다)

이와같은 중국의 경제협력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EU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유럽을 위협하는 러시아와 강력한 연대를 해 나가는 중국에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올 초 앞으로의 중국과의 관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중국이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를 낸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중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판하지 않으면서도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엮여있는 독일과 EU 내에서의 미국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프랑스 등을 통해 경제협력을 미끼로 미국의 디커플링 정책에 동참하지 말 것을 촉구해 왔다. 

이에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4월 중국과 디커필링(De-Coupling)이 아닌 디리스킹(De-risking)을 진행을 하게 될 것임을 천명하고 미국과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인 나토도 미국과 연대해 대 중국 견재를 강화하고 있다. 지역안보가 결코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한 차원으로 확대되었다는 이유에서다.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어깃장을 놓으면서 러시아와의 무역을 확대하고 러시아에 군수물자를 지원하는 한 유럽의 고통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이와같은 경제적인 것을 미끼로 유럽의 약한 고리를 공략함으로 유럽을 미국에서 떼어내려는 전략은 유럽이 염려하는 안보문제를 도외시한 것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