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가 JP모건체이스 등 70개 이상의 미국 은행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의 크리스 울프 애널리스트는 15일(화)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은행업계의 영업환경 등급이 악화하고 있다"며 "피치가 미국 은행업계의 영업환경 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내리면 모든 개별은행의 재무 기준을 재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은행 업계의 영업환경에 대한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 개별 은행의 신용등급도 자동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JP모건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웰스파고 등 미국 최대은행은 AA-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으나, 미국 은행업계가 A+로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개별 은행이 업계 등급보다 높을 수가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A+로 강등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소형 지역은행들이다. 대형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면 그 보다 한 등급 낮은 은행들 또한 자연스럽게 강등이 되어 전체 은행권이 도미노 신용강등을 겪에 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피치

울프 애널리스트는 "(현재 AA-)인 JP모건과 같은 대형은행의 등급이 강등되면 최소한 모든 동종 기관 등급의 하향 조정을 고려해야 하므로 일부 취약한 은행은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피치의 이 같은 경고의 배경으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경로가 꼽힌다. 

CNBC는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미 금리 인상 정책을 마무리하고 내년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예상하지만, 이는 기정사실이 아니다"며 "예상보다 오랜 시간 높은 기준금리가 유지될 경우 은행업계의 이익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월 연준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높은 기준금리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에 울프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연준이 어디에서 멈출지 모른다"며 "이는 은행시스템에 의미하는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최근 피치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