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리 예상치 4.6→5.1%로 올려...금리인하 속도 빠르지 않을 듯
경제 연착륙 변수로 자동차노조파업·정부 셧다운·유가상승 지적

파월의장
(파월 연준의장. 자료화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예고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달 금리 동결 전망이 99%에 달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20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대한 시장의 최대관심사는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읽을 수 있는 힌트가 주어지느냐 여부였다.

특히 시장은 연준이 분기마다 내놓는 점도표와 경제 전망 요약(SEP)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했다.

그러나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예상치(중간값)는 5.6%로 지난 6월과 동일했다.

현재 기준 금리가 5.25~5.50%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결정되는 FOMC 정례회의는 올해 두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올해 금리 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향후 경제 상황을 검토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다수의 FOMC 위원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것보다 한 차례 더 인상하는 편이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장 일각에선 연준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금리 인상 국면이 사실상 끝났다고 보는 견해도 적지 않았지만, 연준은 아직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오히려 연준 위원들은 내년 기준금리 예상치를 5.1%로 제시했다. 지난 6월에 제시한 4.6%보다 0.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빨라도 내년 하반기로 미뤄지고, 회수도 2차례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확산하고 있다.

연준이 한동안 긴축정책이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인 것은 고금리 상황에서도 미국 경제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가계와 기업이 고금리에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저축을 보유하고 있거나,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자연 금리' 자체가 상승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미국 경제에도 변수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동시 파업 장기화 가능성과 연방의회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인한 정부 '셧다운' 가능성, 유가 상승과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로 인한 소비 위축 등이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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