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 먼저 보호해야" vs "뉴욕은 이민자들의 도시"

최근 몰려드는 망명 신청 이민자 때문에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뉴욕시에서 이민 찬반 시위대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설전을 벌였다.

25일(현지시간) NEWS12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뉴욕 맨해튼 대학교 기숙사 건물 앞에서 망명 신청자를 위한 임시숙소 제공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최근 맨해튼대가 부동산 업체에 매각한 이 기숙사 건물이 망명 신청자 숙소로 사용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100명에 가까운 지역주민과 이민 반대 활동가들이 모였다.

이들은 망명 신청자보다 노숙자 등 미국 시민을 위한 시설이 먼저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정된 예산이 미국인이 아닌 망명 신청자에게 사용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뉴욕시는 83개의 침실이 있는 이 건물에 대한 임대료로 부동산 업체에 매년 240만 달러(약 32억 원)를 지불할 것으로 알려졌다. 침실 1개를 빌리는데 매달 약 2천400달러(약 320만 원)를 내는 셈이다.

뉴욕에 밀려드는 이민자들

(뉴욕으로 밀려드는 이민자들이 쉘터를 제공하는 교회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본 기사 내용와 관련이 없음)

최근 뉴욕시는 몰려드는 이민자를 수용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을 지게 됐고, 행정 서비스의 질 저하와 치안 불안 등을 이유로 주민의 불만도 증폭하는 분위기다.

최근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에선 이민자를 태운 버스를 막기 위해 도로에서 시위를 벌이던 시민 10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민자 반대 시위 현장 인근에서는 망명 신청자를 위한 숙소 제공에 찬성하는 맞불 시위도 열렸다.

이들은 자신들을 향해 고함을 치는 반대 시위대를 향해 "뉴욕은 이민자들의 도시" 등의 구호를 외쳤다.

맞불 시위에 참석한 지역주민 내오미 샬린은 "망명 신청자들 때문에 미국 시민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 단순한 주장"이라면서 "망명 신청자에게 숙소를제공하면서도 노숙자 등 미국 시민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의 망명 신청자 숙소 예정지 앞에서 열린 지역주민들의 반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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