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매체 이즈베스티야 "서방 언론 관심과 지원, 이스라엘로 옮겨갈 것"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하면 우크라이나는 세계의 관심에서 밀려날 것이라고 러시아 매체가 10일(화) 전망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를 향한 국제사회 관심과 지원이 끊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2월 시작한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으로 위기에 놓인 우크라이나에 대해 지금은 서방이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길어지면 서방 언론과 국제사회 관심이 이스라엘로 옮겨갈 것이라고 이 매체는 예상했다.
이 매체는 "우크라이나 문제는 뒷전으로 사라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주저하는 정치인과 국가의 지지를 얻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이어 "두 번째로는 우크라이나가 군사·재정 재원 일부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최근 중동 사태와 별개로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이스라엘이 이미 미국에 탄약과 무기, 군사 장비의 긴급 공급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동맹국 이스라엘을 향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미 의회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승인하지 않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치학자 드미트리 로이오노프는 "중동 사태가 빨리 해결된다면 우크라이나 상황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겠지만, 몇 주 또는 몇 달간 지속되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무기 지원이 중동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정치학자 드미트리 솔로니코프도 중동 갈등이 길어지면 우크라이나가 흔들릴 것이라면서 "레바논, 이란 등 이슬람 국가들이 참전할 수 있고, 미국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세계의 관심은 중동에 집중되고 우크라이나는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구실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러시아 금융대학교 소속 전문가인 데니스 데니소프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항하는 편리한 도구로 남아있기 때문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부가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겠지만, 지원은 최소한으로 할당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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