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전 준비'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대피령에 아랍측 우려 제기
로이터 "블링컨-네타냐후, 가자지구내 민간인 안전지역 설치 논의"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 지상전 투입을 앞두고 폭격받는 가자지구. 연합뉴스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축출을 위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부 아랍 지도자들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몰아내지 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로이터와 EFE통신 등에 따르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13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가자지구 주민을 몰아내는 것은 '제2의 나크바'(대재앙)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크바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과 아랍·이스라엘 전쟁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약 70만명이 추방당한 일을 말한다.

아바스 수반은 또 국제사회의 지원품이 가자지구에 즉시 투입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인질 석방을 요구하며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적십자사는 가자지구 병원들의 연료가 곧 바닥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PA 수반의 이 발언은 같은 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 주민에 전원 대피령을 내린 후에 나왔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현지 주민들의 인도적 재난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도 이날 블링컨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면 안 된다"면서 "위기가 주변국으로 확산하고 난민 문제를 악화하는 일이 벌어져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와 관련, 블링컨 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2일 텔아비브에서 만난 자리에서 민간인들이 이주할 수 있는 가자지구내 안전 지역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아바스 수반과 만난 자리에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테러 공격'에 대해 "명확한 규탄"을 표명하고, 무력 충돌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이 파트너 국가들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블링컨 장관은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 유족에 위로의 뜻을 표하고,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존엄과 자유, 정의, 자기 결정권에 대한 합법적 권리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와 더불어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모두의 안전 확보를 위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도부 및 주민들과 협력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요르단 압둘라 2세와 만난 자리에서 하마스가 붙잡고 있는 인질들의 석방 보장, 충돌의 확산 방지 노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국무부는 소개했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이 테러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합법적인 안보 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인도적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압둘라 2세와 논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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