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군 ICBM 기지 인근에 채굴시설...운영업체, 中 공산당과 관련 의혹도
엄청난 양의 전기소비량도 대정전 등 혼란 가능성
최근 수년간 미국에 몰려들고 있는 중국의 가상화폐 채굴업체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최근 와이오밍주(州)에 위치한 중국 가상화폐 채굴업체에 대해 안보 위협 가능성을 줄이는 조처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국 업체는 지난해 와이오밍주 샤이엔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인근에 채굴시설을 설치했다.
문제는 채굴시설에서 1.6km 떨어진 곳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을 관장하는 미 공군기지가 있다는 것이다.
채굴업체의 배후도 의혹을 증폭시켰다.
NYT에 따르면 시설 운영업체 중 한 곳으로 확인된 중국의 채굴용 컴퓨터 제작업체 '비트메인'(Bitmain)은 중국 공산당과 연계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MS 측은 지난해 8월 중국 채굴업체 시설이 들어선 위치가 공군기지 등에 대한 감시와 정보수집이 가능한 장소라는 사실을 당국에 알렸다.
당국은 이 업체의 운영 실태 등을 조사한 뒤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조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가상화폐 채굴업체가 정보수집 등 직접 간첩 활동을 벌이지 않는다고 해도 존재 자체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4시간 엄청난 양의 전기를 소비하는 가상화폐 채굴시설이 미국의 전기공급망을 타격하는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허렐 전 국토안보부 차관보는 "채굴시설들을 이용해 국내 전기공급망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며 대정전 등 혼란 사태 가능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중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가 엄청난 양의 전력을 소비하는 가상화폐 채굴을 불법화한 상태다.
중국은 전력을 과다 소비하는 가상화폐 채굴이 저탄소 발전 목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2021년부터 금지했다.
NYT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에는 텍사스와 와이오밍, 테네시 등 최소 12개 주에 중국의 가상화폐 채굴업체가 진출해 있다.
이 업체들이 소비하는 전력 규모는 미국의 15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과 맞먹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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