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연준은 즉각 개입 없이 관망"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23일(월) 한때 심리적 기준선인 연 5.0%를 다시 넘자 6% 돌파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랜디와인글로벌의 트레이스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높은 재정 지출 경향 때문에 금리는 더 오랫동안, 더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첸 매니저는 "채권 금리 상승은 단지 경제 호조 때문만은 아니며 훨씬 구조적"이라고 진단했다.
잠재적으로 더 높은 장기 중립금리(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수준)가 역사적 평균으로 돌아가는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만기가 긴 채권에 추가로 요구되는 금리 수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미국에 최고 A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유일한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일본이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미 국채에 대한 수요를 강화하는 '수익률 곡선 제어정책'을 포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두 가지 요인 모두 미 국채 금리 상승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사라진 투자은행 뱅커스트러스트에서 일했던 앨런 로저스는 "6%나 7% 아래에서 투자를 위해 10년물을 사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나에게 싸지 않다"며 추가 상승을 예견했다.
반면에 골드만삭스는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작다는 입장인데, 앞서 10년물 국채의 적정 수익률은 4.2~4.3%라고 밝혔다.
씨티그룹도 10년물 금리가 연말 4.5%로 내려갈 것으로 보면서 최악의 경우에 5.1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전 세계 금리 산정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탓에 금리 급등은 가계와 기업, 정부의 차입 비용 증가로 이어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등 채권시장에 개입했던 과거와 달리 빠르게 반응하기보다 고금리가 지속되는지 단기적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채 수익률 급등이 물가를 잡기 위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9일 연설에서 "국채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제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포인트72의 딘 마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5%라는 수치 자체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확실히 국채 금리 급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지난 19일 트레이드웹 등 일부 전자거래 플랫폼을 바탕으로 10년물 금리가 지난 19일 5% 선을 2007년 이후 넘었다고 보도했지만, 블룸버그는 이날 16년 만에 처음 5%를 찍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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