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수 부문서는 아쉽게 불발...MLB닷컴 "김하성 다재다능함 또 뽐냈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역대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주는 골드 글러브를 수상했다.

김하성은 6일(한국시간) 발표된 2023 MLB 양대리그 골드 글러브 수상자 명단에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야수 부문 황금 장갑 수상자로 호명됐다.

만능 야수를 뜻하는 유틸리티 야수 부문은 상은 2022년에 처음 제정됐고, 김하성은 최종 후보에 오른 무키 베츠(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한국계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따돌리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하성은 주 포지션인 2루는 물론 3루, 유격수 등 1루를 제외한 전 내야 포지션에서 견고한 수비를 뽐내 만능 야수 부문에서 코리안 빅리거로는 최초로 황금 장갑을 끼었다.

김하성은 지난해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가 수상을 놓친 아쉬움을 1년 만에 풀었다.

특히 아시아 선수는 빅리그 내야에서 자리를 잡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지우고 아시아 내야수로는 최초로 수비의 제왕으로 인정받은 터라 더욱 값지다.

김하성, 메이저리그 첫 골든글로브 수상

(한인으로는 메이저리그 첫 골든글로브 수상한 김하성 선수가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

샌디에이고 구단이 올해 산더르 보하르츠를 영입하면서 유격수를 보하르츠에게 내주고 2루로 이동한 김하성은 올 시즌 2루수로 101경기, 3루수로 30경기, 유격수로 18경기에 출전해 파드리스의 내야를 지켰다.

MLB닷컴은 김하성이 올 시즌 샌디에이고에서 2루수, 유격수, 3루수로서 또 한 번 내야수의 다재다능함을 뽐냈다며 수비수가 얼마나 실점을 막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인 DRS(defensive runs saved)를 볼 때 김하성은 2루수로 10, 3루수와 유격수로는 3개씩 모두 합쳐 16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2루수 DRS 수치는 올해 내셔널리그 2루수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12) 다음으로 리그에서 높았다고 덧붙였다.

호너는 2루수 부문 골드 글러브 최종 후보에도 오른 김하성과 브라이슨 스토트(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제치고 리그 최고 2루수로 공인받았다.

골드 글러브상 주관사인 야구용품 제작업체 롤링스는 30개 구단 감독과 팀당 최대 6명으로 이뤄진 코치진의 투표,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의 수비 지표를 합쳐 수상자를 결정한다.

코치진의 투표 비중이 75%를 차지해 통계 수치인 수비 지표(25%)를 압도한다.

롤링스사는 투수와 포수를 포함한 전통적인 9개 포지션은 코치진 투표 75%와 SABR의 수비 지표 25%를 합쳐 수상자를 선정하고, 최근 제정한 유틸리티 야수 부문만 SABR과 협업해 독자적으로 고안한 수비 지표로 뽑는다.

롤링스사와 MLB닷컴은 수상자의 구체적인 득표 평점이나 수비 지표 점수를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SABR의 올해 수비 지표로 김하성의 기량을 짐작할 순 있다.

포지션을 망라해 내셔널리그 야수 전체를 대상으로 한 SABR 수비 지표를 보면, 김하성은 9.0을 기록해 전체 9위를 차지했다. 1위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중견수로 올해 골드 글러브를 받은 브렌턴 도일(19.8), 2위는 우익수 부문 수상자인 김하성의 팀 동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9.6)였다.

김하성은 SABR 수비 지표에서는 호너(8.7)보다도 높은 수치를 찍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