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서 내달 금리동결 전망 100%...'골디락스' 기대감 커져
연준 인사 "성급한 승리선언 안돼" 경계 목소리도
미국 경제 전망을 두고 그동안 경착륙과 연착륙 견해가 엇갈려온 가운데, 최근 발표된 10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로 연착륙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에 그치고 전년 동기 대비 3.2%로 둔화하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WSJ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6개월 전에는 향후 12개월 내 침체를 예상하는 견해가 콘센서스였지만, 지난달 조사에서는 침체가 없을 것이라는 게 평균적 견해였다.
이번 CPI 발표 이후 미국 주식·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등 침체 가능성에 대한 시장 전망은 더욱 내려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인 2%가 손에 닿는 거리에 들어왔다면서, 6∼10월 5개월간 근원 인플레이션(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이 2.8%(연율)로 1∼5월의 5.1%(연율)보다 크게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CPI의 선행지표로 평가되는 미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하락,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3%였다.
게다가 기업들이 계속 직원을 채용하고 있고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하지 않으면서 경제가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 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싱크탱크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낸시 반덴 하우턴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연착륙을 예상한다"면서 "경제가 상당히 약해지겠지만 완전한 수축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서치업체 인플레이션 인사이츠의 오메어 샤리프는 연준이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로 측정한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말에는 당초 전망 3.7%보다 낮은 3.4%를 기록할 것으로 보기도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다음 달과 내년 1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100%로 올라갔다.
내년 5월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은 56.9%, 7월에는 기준금리 상단이 5.0% 이하일 것으로 보는 견해가 61.8%이다.
다만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우려하는 연준으로서는 인플레이션이 2%로 갈 때까지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출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에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그러한 기조를 달성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필요시 추가 긴축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성급히 승리 선언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착륙을 위해서는 현재의 소비 수준이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며, 실업률이나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 등 노동시장에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최근의 주가 상승과 채권 금리 하락도 연준의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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