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정례화 합의 이후 첫 장관급 회담..."상호 기업 매칭 확대 합의"
1년만에 재회한 미중 정상이 최대 쟁점인 대(對)중국 경제 제재 문제를 놓고 여전한 이견을 확인한 가운데, 양국 상무장관이 일단 소통 정례화의 첫발을 뗐다.
17일 미중 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상무장관)은 양국 정상회담 개최 다음 날인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회동이 "양국 상무부 소통·교류 메커니즘에 따른 첫 장관급 회담"이라며 "양국은 중미 경제·무역 관계와 공동의 관심사인 경제·무역 의제에 관해 실무적이고 건설적이며 성과가 풍부한 소통을 했다"고 설명했다.
왕 부장은 "국가 안보의 일반화와 정치화는 정상적인 무역·투자 왕래에 영향을 준다"며 "양국이 경제·무역 영역에서 국가 안보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문제를 토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달 추가로 발표된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규정과 중국 기업 제재·탄압 문제, 상호 투자 제한, 미국의 통상법 301조(슈퍼 301조) 관세 등에 관해 우려를 표했다고 중국 상무부는 전했다.
왕 부장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전략적·역사적·선도적 의의가 있고 양국 경제·무역 관계에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한 뒤 "중국은 양국 상무부 간에 만들어진 소통 채널을 잘 활용해 대화를 강화하고, 이견을 관리하며, 무역·투자 협력을 위해 좋은 환경을 만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중국이 우려를 표한 수출통제 등의 조치가 안보를 위해 필요하며 앞으로도 계속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 상무부는 러몬도 장관이 회동에서 "국가 안보 보호는 협상 불가능하다"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미국의 수출통제는 확실한 국가 안보 영향이 있거나 외교정책 목표 달성을 촉진하는 기술을 제한적으로 겨냥(narrowly targeted)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제 발전을 억제하기 위해 설계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양국은 상무부 간 경제·무역 워킹그룹이 이뤄낸 긍정적인 진전을 높이 평가하는 등 공감대를 형성한 부분도 있었다.
중국 상무부는 "양국 상무부가 내년 1분기에 상무 워킹그룹(차관급) 대화 첫 회의를 개최하고, 양국이 진행해온 성(省)·주(州) 경제·무역 협력과 무역·투자 촉진 활동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중미 기업 협력 매칭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게 함께 추동하고 프로젝트 사무실을 증설하는 사안과 중미 정부 간 표준·적합성 평가 대화 메커니즘을 만드는 사안에도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국 상무부는 러몬도 장관이 내년 5월 21∼23일 중국 시안에서 열리는 미중 관광지도자회의 재활성화를 통해 양국 간 인적 교류를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으며, 두 장관이 내년 초에 대면 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중 양국은 아울러 내년 1월 행정 허가 과정에서 영업 비밀과 비즈니스 비밀 보호를 강화하는 문제에 관해 기술적인 토론을 하는 데도 합의했다고 미국 상무부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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