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까지 급감했다가 최근 매도 흐름 역전
금리 격차보다 헤징 비용 중요...외국의 美국채 보유 줄어
미국 국채를 비롯해 서방 주요국 국채에 대거 투자해온 일본이 투매세를 멈추고 다시 국제 채권의 순 구매자가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월) 보도했다.
WSJ은 국제통화기금(IMF)의 반기 자료와 일본 재무성의 최신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미국 국채의 세계 최대 매수자인 일본의 이 같은 방향 전환에 미국으로서는 우려를 덜게 됐다고 전했다.
IMF 반기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은행, 연기금, 보험회사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해외 투자 자금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의 미국 채권 보유 규모는 지난해 말만해도 5천500억달러(712조원) 수준이다. 2년 전 8천400억달러(1천87조원)에서 크게 줄어든 셈이다.
또 이들 일본 자금은 유로존 상위 5개 국가의 채권도 투매해 보유액을 2천900억달러(375조원)에서 1천700억달러(220조원)로 줄였다.
그러나 일본 재무성 최신 자료에 따르면 이런 매도 흐름은 올해 이미 역전돼 일본은 다시 국제 채권의 순 구매자가 됐다.
이 같은 변화는 아마도 미국 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채 수익률이 더 상승하면서 지난여름 이후 헤징 비용이 다소 낮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이제 거의 30년이 된 일본의 초완화 통화정책은 '엔 캐리 트레이드'라 불리는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트레이더들은 엔화를 거의 무료로 빌려 미국의 국채와 회사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올려왔다.
엔 캐리 트레이드에 나서는 이들 일본 투자자는 환율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외화를 보유하는 대신 파생상품을 이용한다. 덩달아 미국과 일본 간 헤드라인 금리 격차보다는 헤징 비용 차이에 더 관심을 두게 된다.
이들은 이전만 하더라도 미국 금리가 국채 수익률보다 더 많이 상승해 헤징 비용이 급등했으나, 이제 헤징 비용 부담이 줄면서 미국 국채 등의 매도세도 멈출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방향 전환은 미국으로서는 다소 안심이 되는 부분이다.
미국 국채 발행이 크게 늘고 미국 기업들이 2025년 재융자 절벽에 직면한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10년 전만 해도 미국 채권의 43%를 보유했지만 이제 30%만 차지한 상태다.
특히 일본은행이 내년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해 일본 채권 수익률이 상승할 경우 미국 내 일본 자금이 자국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WSJ은 일본이 갑자기 미국 국채 매입을 중단하는 사태는 이미 피했을 수 있다며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국채 보유와 관련해 중국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모이고 있지만, 현재 최다 보유국은 약 1조1천억달러(1천424조원)를 보유한 일본이다.
최신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6개월 연속 감소하며 7천781억달러(1천7조원)를 기록,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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