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러 원유 수입과 대미 관계 유지 놓고 고민"
인도가 러시아 원유 수입 문제로 인해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제재 대상인 러시아 유조선 'NS 센츄리'호가 목적지인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항구에 정박하지 못한 채 인근 아라비아해 해상에서 약 10일째 오도 가지도 못하는 못하는 신세가 됐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해운업체 소브콤플로트 소유의 라이베리아 선적 NS 센츄리호는 지난달 말 한국 여수항에서 인도 바디나르항을 향해 출발했지만, 아직 바디나르항에서 2천500여㎞ 떨어진 해상에 머물고 있다.
NS 센츄리호가 해상에서 떠돌고 있는 것은 인도가 이 선박에 대한 정박 허가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선박이 해상에 오래 머물수록 값싼 러시아 원유를 수입하면서 동시에 대미 관계 훼손 위험을 피해야 하는 인도의 고민을 잘 드러낸다고 전했다.
바디나르항에는 인도석유공사(IOC) 소유의 계류시설이 있고, 러시아 국영 석유업체 로즈네프트가 최대 주주인 나야라 에너지의 정유시설도 있다.
앞서 인도 해사청은 해당 선박을 바디나르항에 정박시켜 화물을 하역하도록 할지 정부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나야라 에너지 홍보 관계자는 NS 센츄리호 원유가 자사 소유가 아니라고 밝혔고, IOC 관계자도 즉답을 삼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호주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라는 가격 상한제를 시행해왔다. 미국은 최근 이 한도를 넘는 러시아 원유 관련 운송 선박 및 해운업체에도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했으며 제재 대상 선박에는 NS 센츄리호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크게 늘려왔다.
우크라이나전에서 중립을 표방해온 인도는 러시아가 제재 때문에 저가에 팔 수밖에 없는 원유를 대량으로 사들여 이익을 냈다.
인도는 러시아 원유를 정제해 에너지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 되팔고 있으며, 고객 중에는 러시아산 석유를 직접 못 사는 EU 국가도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