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평화운동가, 억류 당시 신와르와 땅굴서 조우한 경험담 털어놔

이스라엘 평화운동가 요체베드 리프시츠(85)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있을 당시 "부끄러운 줄 알라"며 하마스 1인자 야히야 신와르(61)를 꾸짖은 사실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리프시츠는 28일(현지시간)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석하면서 현지 언론에 "신와르는 우리가 도착한 뒤 사나흘 동안 함께 있었다. 나는 그에게 '오랫동안 평화를 지지해온 사람들에게 이런 짓을 하는 게 부끄럽지 않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평화운동가 요체베드 리프시츠

(이스라엘 평화운동가 요체베드 리프시츠. 연합뉴스)

리프시츠는 신와르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침묵했다고 설명했다.

리프시츠는 남편 오데드(83)와 함께 팔레스타인 환자들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을 해온 평화운동가다.

그는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당시 니르 오즈 키부츠(집단농장)에서 인질로 붙잡혀 가지지구 내 땅굴에 억류됐다가 16일 만인 지난달 23일 석방됐다. 남편은 여전히 하마스에인질로 잡혀 있다.

신와르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촉발한 기습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돼 이스라엘군이 행방을 쫓고 있는 하마스 1인자다.

석방된 인질들 사이에서는 땅굴을 직접 찾은 신와르를 만나 대화했다는 경험담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신와르는 인질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며 "여러분은 이곳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 여러분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라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이 인질들 친척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출신인 신와르는 1989년부터 22년간 수감생활을 하면서 히브리어를 익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와르가 땅굴에 출몰해 인질들을 만난 사실은 그가 인질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의 교환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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