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학살 선동, 대학 규범 위반아닌가?" 질문에 "행동으로 옮겨지면 괴롭힘"

미국의 대표적인 명문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총장이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수) 교직원과 재학생·졸업생을 비롯해 고액 기부자 등 교내·외에서 엘리자베스 매길 유펜 총장의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퇴 요구는 전날 매길 총장이 연방 하원 교육 노동위원회의 반(反)유대주의 관련 청문회에서 보인 행동 때문에 촉발됐다.

'유대인을 학살하자는 일부 학생들의 과격한 주장이 대학의 윤리규범 위반 아닌가'라는 공화당 엘리즈 스테파닉 의원의 질문에 매길 총장이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 AP 연합뉴스 )

스테파닉 의원은 "윤리 규범 위반인지 아닌지 '예·아니오'로 답해달라'고 거듭 압박했지만, 매길 총장은 "그런 위협이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면 괴롭힘이 될 수 있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유펜 경영대학원 와튼스쿨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마크 로완 아폴로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대학 이사회에 "더 이상 학교의 명예를 손상할 수 없다"며 매길 총장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매길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에는 이날 현재 1천500명이 서명했다.

유펜이 위치한 펜실베이니아주의 조시 샤피로 주지사는 이날 "유대인뿐 아니라 어떤 인종에 대한 학살도 허용해선 안 된다"며 매길 총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샤피로 주지사는 매길 총장 진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유펜 이사회 소집 필요성도 거론했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표결권은 없지만, 유펜 이사회의 일원이다.

한편 전날 청문회에 매길 총장과 함께 출석한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은 같은 질문에 "개인적으로 끔찍한 발언"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도 "하버드대는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고 발언해 역시 교내·외의 반발을 샀다.

다만 게이 총장은 이날 "유대인을 비롯해 어떤 종교·인종에 대해서도 폭력이나 학살 등을 부추기는 행위는 하버드대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교내에서 유대인 학생을 위협하는 자들은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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