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진단..."금융위기 촉발 가능성은 작다"
중국의 주택 과잉공급 문제가 해소되려면 적어도 4~6년은 걸릴 것이라고 영국의 싱크탱크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진단했다.
6일(수) CNBC에 따르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분양주택 추정치나 건설·분양 비율 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개발업체에 대한 자금지원 등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부양 정책이 주택문제 해결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루는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든, 의미 있는 수요 회복이 없다면 기존 과잉 공급 물량이 시장에서 해소되는 데 최소 4년이 걸린다"고 전망했다.
과잉 공급은 분양 시장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집값 하락을 우려한 주택 보유자들이 자신의 주택을 팔려고 내놓으면서 매물이 늘어나 시장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루는 "개발업체들의 주택 재고가 시장이 빠르게 흡수하기에는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아파트를 완공하기 전에 분양하는 선분양 방식이 일반적인데, 건설업자들이 주택을 계속 팔 수 있으려면 분양한 주택을 문제없이 완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자금조달이 어렵거나 기타 여러 문제로 건설공사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렇게 되면 향후 주택 분양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루는 상대적으로 저소득 지역인 구이저우성의 주택은 완공까지 20년 이상 걸릴 수 있으며, 장시성이나 허베이성 등에서도 최소 10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관련 부문은 중국 경제에서 20~25%를 차지한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24년과 2025년에 각 4%, 2026년~2030년은 연평균 3.8%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중국 국채의 장기 신용등급은 'A1'으로 유지했다.
루는 중국의 이런 부동산 문제에도 불구하고 다른 분야로 영향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10~15년 전의 미국이나 스페인, 아일랜드와는 다르다. 더 광범위한 금융 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루는 주택 가격 하락과 주택 담보대출 부실, 은행 대출은 서로 연결돼 있다면서 중국에서는 정책의 역할이 더 크고 국영 은행이 있으며 대출 조건도 엄격하다는 게 다른 점이라고 평가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도 "중국의 지금 상황은 1991년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 당시와 몇 가지 유사점이 있으나 중국은 당국의 대응조치와 은행 및 기업 부문의 강점에 힘입어 거품붕괴 상황은 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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