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과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로이터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의 빠른 EU 가입은 헝가리나 EU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이런 생각이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럽고 진지하지 않다"고 말했다.

EU는 14∼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가입 협상 개시를 위해서는 EU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헝가리가 우크라이나 관련 사안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탓에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르반 총리는 이번 EU 정상회의 안건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억유로(약 70조8천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연합뉴스 )

그는 앞서 헝가리 주간지 만디네르와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EU는 끔찍한 실수를 저지를 준비를 하고 있으며, 26개국이 이를 원하고 우리만 반대하더라도 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인 오르반 총리는 그동안 전쟁 중인 국가와 EU 가입 협상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달 초에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은 요원하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는 오르반 총리의 발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촉구해온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며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