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마이크론에 화해 제스처...반도체 갈등 완화 계기 여부 주목

미국 최대의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이 중국 기업과 벌여온 지적재산권((IP) 소송을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증권시보 등 현지매체들은 블룸버그통신의 24일(현지시간) 보도를 인용, 마이크론이 중국 반도체기업 푸젠진화(福建晋華·JHICC)와 이같은 내용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마이크론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양사는 상대방에 대해 제기한 모든 글로벌 소송을 취하하고 양사 간 모든 소송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

( 마이크론 칩 . 자료화면)

이번 합의는 중국이 지난 5월 사이버 보안 문제로 마이크론 칩에 대한 금지 조처를 내린 지 수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중국 정부는 당시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법률에 따라 중요한 정보 시설 운영자는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를 중지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이를 두고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응한 '맞불성 제재'를 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중국 국영기업인 푸젠진화는 중국 첨단분야 육성 정책 '중국 제조 2025'의 핵심 기업으로 주로 서버용 D램을 개발해 왔지만, 미국 업체와 소송 및 미국 정부 제재 등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를 겪어 왔다.

마이크론은 지난 2017년 푸젠진화와 푸젠진화 파트너사인 대만 반도체기업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를 영업비밀 도용 혐의로 고소했다.

UMC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서 영업비밀 도용 사실을 인정하고 부과된 벌금을 납부하면서 마이크론과 소송을 마무리했지만, 푸젠진화의 소송은 여전히 계류 중이었다.

마이크론과 푸젠진화 간 분쟁 합의는 마이크론이 중국과 관계 개선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마이크론은 중국 정부 제재가 시작됐음에도 6월에 중국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에 43억위안(약 7천700억원) 투자를 약속하는가 하면 8월에는 대관업무 책임자를 임명하는 등 중국을 향한 '구애'를 계속해 왔다.

중국 정부 역시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마이크론에 "중국에서의 발전을 환영한다"며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온 만큼, 이번 합의가 반도체 수출 통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다소나마 완화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