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나설 경우 M&A 시장 활성화 예상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탓에 올해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1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위축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를 인용해 2023년 한해 성사된 M&A 규모가 30억 달러(약 3조9천억 원)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보다 20%나 급감한 수치로,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5.25∼5.50%까지 올린 것이 M&A 시장 위축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매수 희망자 입장에서는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훨씬 더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의 경우 기업의 가치에 대한 매수 희망자와 매도 희망자의 의견차가 유독 확대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매수 희망자들이 제시한 가격에 대해 기업이 만족하지 못하고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올해 주식시장이 되살아나면서 각 기업의 시총이 급격하게 늘었지만, 매수 희망자들이 제시한 가격에는 이 같은 증시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수 희망자 입장에서는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인수가격을 올리는 것도 무리였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수잰 쿠마르 베인앤드컴퍼니 부사장은 "기업 가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기업 간 M&A보다는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가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기업 간 M&A는 14% 줄었고,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는 각각 39%와 35% 급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M&A 시장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기업의 이익도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경제 상황에 더해 자금 조달 비용까지 줄어든다면 M&A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EY)의 글로벌 전략·매매 분야 부회장인 안드레아 게르조니는 "앞으로 훨씬 더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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