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美, ASML에 수송 취소 요청"...中 "美 공급망 충격, 자업자득될 것"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1일(현지시간) 자국 정부가 자사의 일부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위한 면허를 부분적으로 취소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ASML은 이날 "최근 네덜란드 정부가 2023년 'NXT:2050i', 'NXT:2100i' 노광장치 수송 면허를 부분적으로 취소했다"면서 "이는 중국에 있는 소수 고객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ASML은 세계 노광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업체다. 노광장비는 극자외선(EUV) 등 빛을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에 비춰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을 때 쓴다.
ASML은 이번 수출 면허 취소와 미국의 최신 수출 통제 규제가 자사의 2023년 재무 전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은 대만, 한국에 이어 이 회사에 세 번째로 큰 시장이었다.
미국은 지난해 미국산 부품을 포함하고 있을 경우 ASML의 일부 장비의 수출을 미국이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네덜란드 정부도 지난해 미국 주도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동참하는 새로운 조치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DUV 노광장비 등 일부 첨단 반도체 생산 설비를 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블룸버그 통신은 ASML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요청으로 중국으로 수출할 일부 장비의 수송을 취소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SML은 네덜란드 당국의 제한 조치가 완전히 발효되는 1월까지는 중국 업체에 3대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수송할 수 있는 면허가 있었지만, 미국 관리들이 ASML에 사전에 계획된 일부 장비의 중국 수송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말 이 문제에 대해 네덜란드 정부에 전화했으며, 네덜란드 관리들은 미국에 ASML에 직접 접촉해볼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을 비난하면서 네덜란드에는 '계약 이행'을 요구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 '국가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각종 핑계로 다른 나라가 대(對)중국 과학기술 봉쇄를 하도록 협박하는 것에 일관되게 반대해왔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반도체는 고도로 글로벌화한 산업으로, 각국의 경제가 깊이 융합된 가운데 미국의 횡포(覇道)이자 일방적인 괴롭힘(覇凌·'집단 따돌림'의 의미도 있음)인 관련 행동은 국제무역의 규칙을 엄중히 위배하고, 글로벌 반도체 산업 구도를 심각하게 파괴하며, 국제 산업·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에 중대한 충격을 줬다"며 "자업자득(自食其果)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네덜란드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과 시장 원칙을 견지하고, 계약 정신을 존중해 실제 행동으로 중국-네덜란드 양국과 양국 기업의 공동 이익을 수호하기를 촉구한다"며 "국제 산업·공급망의 안정과 자유·개방·공정·비차별의 국제무역 환경을 지키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왕 대변인은 "중국은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스스로의 합법적 권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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